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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개 분량은 가뿐하게 삭제하고 시작. 그런데 뒤로 갈수록 루즈하고 뻔한 전개와 억지 감동이 너무 실망스럽다..."


- 이번 영화는 "내 사랑 내 곁에(Closer To Heaven, 2009)"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봤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5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박진표
출연배우: 하지원(장례지도사, 이지수 역), 김명민(루게릭병 환자, 백종우 역), 남능미(주옥연 역), 임하룡(춘자 남편, 박근숙 역)
장르: 드라마


음... 내 블로그를 보면 대부분 블루레이로 구입한 타이틀을 리뷰한다.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는 타이틀은 아마존 해외배송까지해서 구입해서 볼 정도다.(요즘들어 회의감이 든다. 따지고 보면 배송비 때문에 국내에서 구입하는 거랑 크게 가격 차이가 없는 거 같아서... 그래도 대부분 품절, 혹은 발매되지 않은 타이틀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은 무시 못하지만) 그런데 이번에 느낀 거지만 넷플릭스 가입을 정말 잘 한 거 같고 이 영화를 블루레이나(출시도 안했을 듯) DVD로 구입 안했다는 게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들었다.(네이버 네티즌 평점으로 7.03점으로 준수한 편이라 만약 블루레이로 출시했다면 구입했을 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랬다면 엄청나게 돈이 아까웠을 듯.

 

이렇듯 혹평하는 이유가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나에게 이 영화는 맞지 않은 영화일 수도 있겠다. 도무지 이해가지 않는 너무나도 황당한 장면과 설정들이 이 영화에 순응하는데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좋게 볼 수가 없었다. 백종우의 어머니 장례식 장례지도사가 마침 같은 동네 살던 동생이라는 사실은 뭐 이 세상은 넓기도 넓지만 좁기도 좁은 곳이라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녀를 한 번에 알아보는 백종우(역시 사시 준비생의 눈썰미인가...). 장례가 마무리 될 무렵 뜬금 사랑 고백. 수락하는 지수... 그리고 결혼...(아무리 돌싱녀라지만 백종우를 얼마나 알고 또 그에 대한 무엇을 믿고 아무런 고민 없이 청혼을 수락한 것일까? 돌싱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지만 유경험자이기에 그것도 두 번이나 경험했던 사람이 결혼이라는 것을 그렇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일까?) 또 정상적인 신체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상대방의 신뢰나 마음을 열기까지가 쉽지 않은 것인데, 또 어딘가 아픈 사람이라는 것이 확실한 사람을 단지 동네 아는 오빠였다는 이유로 이게 뭐냐 말인가.

 

이건 영화적인 요소로 받아들일 수 있다. 꿈과 희망, 그리고 상상이 무한 허용된 예술이니까. 어쨌든 가장 이해가 가지 않았던 장면이 있었는데 마치 KBS의 다큐3일처럼 6인실 병상의(대부분이 식물인간 상태이다ㅠㅠ)한 가정을 선택해 무의식의 환자가 3일 안에 깨어나는지 아닌지를 다루는 미친 다큐 설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영화의 일부분으로 포함시켰다는 게 너무도 이해가 가질 않았다. 실제로 그런 다큐가 있어 비꼬려고 일부러 그런 장면을 넣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억지 감동유발을 위해 넣었더라면 감독은 정말... 잔인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도 더 괴롭고 아픈 사람들을 무슨 게임을 하는 것 마냥 아무렇지도 3일안에 깨어날까요? 아닐까요? 미친 몇 년째 의식이 없었던 환자가 불연듯 의식이 깨어날까... 이건 현실의 환자와 환자 가족을 모독하는 것일 뿐 아무런 의미도 감동도 없는 장면이다.

 

이런 것들로 난 뭐 이 영화가 왜 망작인지(나에게 있어), 하지원님과 김명민님은 특히 하지원님은 이런 작품만 선택을 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그나마 이 영화가 나에게 있어 하나의 사실을 환기시켜줬던 것은 루게릭 병이라는 몹쓸 병에 대한 것이다. 멀쩡하던 사람들이 서서히 죽어갈 수밖에 없는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는 무서운 불치병이라는 사실. 그동안은 첼린지와 막연한 병증에 대한 것을 이 영화를 통해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나마 이 영화에 대한 고마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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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기 시리즈 다섯 번째인 나인. 잘 만든 애니 어정쩡한 열 영화 안 부럽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9: 나인(9, 2009)"다. 국내 판매점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8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쉐인 액커

출연배우: 일라이저 우드(#9 목소리), 존 C. 라일리(#5 목소리), 제니퍼 코넬리(#7 목소리), 크리스핀 글로버(#6 목소리)

장르: 애니메이션, 액션, 모험, 드라마, 공포, SF, 스릴러


이번 다시 보기는 애니메이션이다. 예전에 봤던 것을 다시 보았는데 역시 잘 만든 애니는 어정쩡한 영화보다는 훨씬 낫다라는 것을 이 애니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나인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했다 생각했는데 프로도 나리 목소리였다니... 왜 처음 영화를 볼 때는 몰랐는지 기억이 안나네...

 

어쨌든 역시 인간의 끝없는 욕망으로 지구는 황폐화되어 인간은 멸종되어 버렸다. 타 포스트 아포칼립스영화처럼 어딘가에 아직 살아있는 인간이 있을지언정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은 숫자 1~9번까지의 인형들. 마치 안간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며 상황을 이겨낸다. 그들을 만들어낸 사람은 어쩌면 파멸의 결과를 미리 내다 보았고 파멸의 씨앗을 심은 과학자이다. 죽어버린 지구를 아니, 오히려 지구에게는 선물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인간과도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고 희망을 심어달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형들은 결국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첫 단추를 끼워넣는다.

 

1~9까지 봉제인형들. 사실 의도적으로 몇 몇 숫자는 일부러 넣지 않았는지 설정을 좀 봐야겠지만 안 보이는 숫자들이 있다. 메이킹 필름을 보면 그 답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우선은 이 영화의 모태가 된 9분짜리 단편(무성)영화만 보았기 때문에 더 찾아 봐야할 듯.

 

인형으로도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구나라는 것을 스타크래프트의 히드라처럼 생긴 이 놈을 보고 깨달았다. 

 

세계관상에서 최종 보스. 기나긴 잠을 자던 최종 보스를 깨운 것은 '9'였지만 다시 잠재운(제거) 캐릭터도 '9'이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너무 많은 동료들을 잃었다. 

 

다섯개의 별일 되어 암흑만 남은 지구에 빛줄기를 선사해준다. 어쩌면 그들은 그럴 목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였을까. 어떻게 딱 오각이고 5명으로 정해진 것일까. 한 명만 덜 죽었어도 희망은 되찾을 수 없었던 것인지...

 

추천할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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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빌 머레이와 놀이공원이 이 영화를 살리지 않았나 싶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좀비랜드(Zombieland, 2009)"이다. 아마존에서 구입했고 한글자막은 지원하지 않는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에 8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강력한 스포일러 포함

 

아마도 이 편이 대성공하여 올해 <(좀비랜드: 더블 탭(Zombieland: Double Tap, 2019)게 개봉되고 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글쎄 그동안 내가 봐왔던 좀비 출연의 여느 영화와는 확실하게 다른 영화다. 새롭다고나 할까? 마치 <새벽의 황당한 저주(Shaun Of The Dead, 2004)>처럼 말이다. 너무나 잔혹하고 희망이란 전혀없고 심지어 영화의 결말마져도 비극으로 끝나는 기존의 좀비 영화와는 다르다. 

 

그런데 개인 취향이지만 난 사실 내가 아는 그런 좀비영화가 더 좋다. 아포칼립스 느낌이 뿜뿜 뿜어져 나오는 그런 영화말이다. 물론 이 영화도 그렇긴 하지만 전혀 진지하진 않다. 어쩌면 새벽의 황당한 저주마냥 아예 똘끼 가득한 영화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영화는 내가 알던 좀비 영화를 이렇게 비꼴 수도 있구나를 깨닫게 해 준 영화였고 너무나 유쾌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초반 너드미 물씬 풍기는 제시 아이젠버그가 종말 속에서 살아남는 100가지 생존법칙은 좋았다. 또 주구장창 트윙키를 찾는 좀비킬러로 태어난 우디 해럴슨의 막무가내와 마초 느낌도 좋았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뭔가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이 너무도 컸다. 그게 뭘까...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런 상황에서 잔혹성과 절망감이란 것을 찾아볼 수 없는 것들? 아무런 개성도 안 느껴지는 좀비들? 급 러브 모드로 발전하는 위치타(엠마 스톤)와 콜럼버스(제시 아이젠버그) 관계? 아무튼 잘 모르겠다. 뭔가 복합적으로 아쉽기만 했다.

 

그런데... 깜짝 출연의 빌 머레이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좀 반전되었다. '형이 거기서 왜 나와'가 자연스럽게 입 밖에 나올 정도로 전혀 의외였다. 그의 등장과 그의 황당한 죽음은 이 영화에서 압권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한 번 뒷통수를 친 위치타 자매를 구하기 놀이 동산에서의 한바탕 좀비 살육전은 이게 좀비 영화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았고 말이다. 아마도 이 두 가지 장면과 상황들이 이 영화를 살린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이런 소소한 것들이 올해 개봉한 '더블 탭'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들게 한다. 

 

아무튼 썩 만족할 만한 좀비 영화는 아니었지만 요즘 이러저러한 영화들을 많이 보는 상황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제 해준 영화라고 생각든다. 이 전에 본 영화가 너무도 내상을 크게 입힌 상황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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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영상만으로도.... 근데 너무 난해하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크라이테리언 콜렉션 "안티크라이스트(Antichrist, 2009)"이다. 아마존에서 구입했고 한글자막은 지원하지 않는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에 8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강력한 스포일러 포함

 

이제는 적응할 만하다 생각했다. 이런 영화들에 대해서 말이다. 파격과 난해함에서 오는 낯선 거부감들이 말이다. 하지만 그 거부감들과 호기심들은 그리고 기분 나쁘지만 묘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 영화 또한 그러한 영화 중에 하나가 되었다. 요즘들어 영화보는 스타일이 거의 극과 극(냉탕과 온탕을 미친듯이 번갈아가며 뛰어드는 듯한)을 달리고 있어 지루하지 않기는 하지만 이러다 정신병 걸리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저 케이스의 부클릿에 나오는 여자의 다리가 묘하게 선정적이기도 하지만 사진의 원인은 선정적이다 못해 폭주의 상징과도 같은 결과물이다.(국내 상영시에는 삭제했다는 이야기와 블러 처리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걸 영화를 다 보고 알았으니 참 기분이 그렇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제대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어렸을 적에는 전문 공포영화의 감독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바로 <킹덤(Riget, The Kingdom, 1994)>이라는 영화가 한 몫 했었다. 뭐 물론 러닝타임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 못했지만 말이다.(저 당시만 했어도 2시간 넘어가는 영화는 극히 드물었으며 장장 4시간이 넘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점은 어렸을 적 킹덤에서 느껴지던 근원적인 공포감 이 영화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는게 참 놀라운 점이다. 에덴동산에서의 장면 장면들은 뭔가 모를 공포감이 들게한다. 바람소리,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 잔뜩 배를 채운 진드기며 폭풍우 몰아치는 자연 현상과 심지어 여우와 사슴에게서 조차도 말이다. 그중에서도 당연히 최고는 샤를로뜨 갱스브루(그녀)다. 그런데 이 영화 공포영화는 아니라는 게 아이러니다.

 

이게 여러번 본다고 난해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여러번 볼 때마다 그 기분 나쁨은 반복될 것 같기 때문에 굳이 그러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이 영화에 대한 평론이나 납득할 만한 감상문을 의도적으로 읽지 않았다. 근데 이제는 봐야할 것 같다. 폰 트리에 감독이 던진 수많은 상징과 떡밥을 이해하기에 나는 아직 꼬꼬마다.  그리고 언제쯤 이런 영화를 아무렇지도 않게 그 거부감이라는 것을 느끼지 않게 되는 그런 날이 다가올까?

 

끝으로 사실 이 영화를 알고 본 것은 아니다. 단지 크라이테리언콜렉션에서 발매하는 영화들 다 이뻐서 사고 싶은 마음이 그냥 막 든다. 공들인게 확실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막도 없이 구입하는 이유가 다 그 것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지른 것이 이 영환데 킵케이스(?)가 없는 것들도 있다는 걸 이 영화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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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최고라는 말 밖에!"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마더(Mother, 2009)"다.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에 10점

- "아주 평범한 사람으로서 단순무식 단편적인 영화를 좋아하하고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넘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포함

 

사실 너무도 익숙한 감독이라 생각했지만 그동안 봤던 영화는 두 편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두 편이 누구라도 인정하겠지만 최고의 영화였기에 그냥 믿고 보는 감독 중에 하나인 감독이다. 현재 회자되고 있는 드디어 범인이 잡힌 바로 <살인의 추억(Memories Of Murder, 2003)>-거봐 범인은 박해일이었잖아!! 과 <괴물(The Host, 2006)>이다. 

 

이 영화를 보기전 그 감독님께서는 해외에서 인정을 받아 <설국열차(Snowpiercer, 2013)>와 <옥자(Okja, 2017)를 만드셨고 올해 드디어 <기생충(PARASITE, 2019)>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쯤되면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랐다고 봐도 무방할거 같다. 뭐 예술적인면만 강조하는 감독도 아니고 재미 또한 보장되니 어찌 믿고 거르면 안 되는 감독 중에 하나가 아니겠는가.

 

 

이 영화 또한 그의 저력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왜 사람들이 "봉준호!"라 열광하는지를 말이다. 무슨말이 필요하겠는가. 정말 최고의 감독에 최고의 영화에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출연배우를 언급한 김에 새삼 놀라게 된 분이 바로 김혜자 어르신이다. 드라마 출연으로 만 알고 있었고 연기의 스펙트럼이(물론 여기서도 엄마긴 하다) 한없이 인자하고 자상한 어머니상이라 인식되었던 것을 단박에 깨버리게 만들었다. 미친듯한 그 분의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너무나도 사실적이다. 도준 대신 감옥에 간 종팔이를 꼭 보겠다며 "너는 엄마 없어?"라며 울던 그 장면은 뒤죽박죽 섞어버린 감정을 표현한 정말 최고의 장면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빈의 풀린 눈 연기도 그렇고 양아치이지만 그래도 일말의 정이 있는 진구 또한 새로운 발견이다. 배우를 얘기하다보니 강호형은 출연하지 않았구나. 의외다.

 

또 다른 화성을 보여주는 듯한 갈대숲 배경과 지방 소도시의 모습들. 이런 소소한 것들 조차도 마음에 든다. 어쩌면 아주 흔하디 흔한 모성애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지만 그 클리셰를 이런 영화로 만든 감독님이 존경스럽다. 누구라도 아직 보지 못했다면 꼭 봐야 할 영화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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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내내 아니 영화가 거의 끝나갈 무렵 혹시나 혹시나 모두가 아는 그런 결말로 끝나게 될까 잠시 두려웠었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Inglourious Basterds, 2009)"이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에 9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정말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감독중에 한명인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를 보았다. 오랜만에 봤으나 역시나 그였다. <그라인드하우스(Grindhouse, 2007)>이후 정말 오랜만에 본 건데 그의 영화적인 센스는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나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믿고 보는 감독 중 한 명! 꼭 정주행해야 할 감독 중에 한 명이다.

 

사실 살짝 걱정이 되긴 했다. 정말 수 많은 영화에서 다뤘던 소재, 제2차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고 실제 역사가 아닌 가상의 역사(히틀러 암살 성공)를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누구나 아는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에 잘해봐야 본전인 상황이고 그걸 비틀어서 나름의 영화를 만든다해도 확신이 없다면 제대로 된 영화가 나오겠는가. 당연히 네임벨류가 있기 때문에 뭐 기우겠지만 그래도 영화 보기전에는 반신반의 했다. 단순히 혼자만의 의리 때문에 재미있을거야라는 생각이 더 컸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본 영화다. 실제 종전까지의 과정이 그러지 못했지만 영화에서는 통쾌함을 선사해준다. 또, 한스 린다역의 크리스토프 왈츠를 이야기 안할 수 없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이 영화의 또 다른 묘미와 재미는 바로 한스 린다라는 캐릭터 때문이다. 크리스토프 왈츠가 이 영화로 받은 상이 그동안 배우 생활을 하면서 받은 상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글을 보긴 했는데 그만큼 개새끼 중에 이런 개새끼는 없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정도로 캐릭터 그 자체였다. 많은 장면 중 최고는 아마도 연합군(미군)과 협상하는 모습이 아닐까. 그런데 좀 웃겼던 것이 나도 모르게 한스 란다를 응원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그 모순된 감정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이렇듯 2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오랜만에 긴장하고 본 영화다. 

 

일라이 로스는 영화도 찍으면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영화에 생각보다 많이 출연했다. 이 영화도 그렇고 이전 <데쓰 프루프(Death Proof, 2007)나 <그라인드하우스(Grindhouse, 2007)> 도 그렇고.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내가 생각하는 타란티노 사단(사실 뭐 이런 조직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독 언급된 감독들이나 배우가 자주 협업을 하는 모습을 봐서 내 나름 이렇게 호칭한다)에서 로드리게즈 감독과 일라이 로스 감독도 괜찮은 감독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믿고 보는 감독들이긴 하지만 간혹 영 아니다 싶은 영화도 있긴하다.

 

아무튼 시간이 나면 <킬 빌 - 1부(Kill Bill: Vol. 1 , 2003)>이후의 영화를 좀 챙겨봐야겠다. 나름 잘 챙겨봤다고 생각을 했지만 이빨 빠진 옥수수처럼 드문 드문 빈 자리가 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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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영문 제목이 Bat가 아닌 Thirst인지 영화를 보니 알겠다. 뱀파이어는 단지 핑계일 뿐"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박쥐(Thirst, 2009)"이다.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에 7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나는 이제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맞지 않다라는 것을 이 영화로 인해 깨달았다. 딱 <공동경비구역(JSA Joint Security Area, 2000)과 '복수 시리즈'까지만 내 취향의 영화인 것 같다. 영화는 봤지만 아직 여기에 글을 쓰지 않은 <아가씨(The Handmaiden, 2016)> 를 봤을 때의 기분 나쁜 충격과 혼란스러움은 2010년대 들어서 감독의 변화(그러니까 복수시리즈 이후의 영화)로 인해 그렇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되게 오랜만에 영화를 몰아보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얼마 간의 단절된 필모 사이에서 오는 혼란과 적응 과정이라 생각했지만 이 영화를 보고 확신이 들었다. 내 취향이 이제 아니구나.

 

영화의 내용과 결말이야 비극이다. 사제로서 항상 내적 갈등을 느끼며 죄책감과 무기력에 시달리다 해외에서 진행되는 백신개발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결국 뱀파이어가 되버리고 마는 '상현',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살다 세들어 살던 집에 버려진 자기는 없고 노예와 다름 없는 목표 없는 삶을 살아가는 '태주' 그 둘은 '뱀파이어'라는 구실로 마음속에 숨겨놨던 어쩌면 숨길 수 밖에 없는 진정한 자아를 드러낸다. 그동안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잔뜩 응축 시켜놨던 스프링처럼 결국 한계점에 이르러 최고조에서 튕겨 오른다. 그런 그들은 끝을 모르고 달린다. 아니 그 끝은 결국 파멸인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영화를 보면 몇 몇 장면은 굳이 왜 등장하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또 그 의미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생뚱맞은 장면이  있다. 어차피 최고조로 비참해진 상현을 일말의 존엄조차도 사치라는 듯이 비참하게 만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문득 이 영화의 우리나라 제목이 '박쥐'지만 왜 Bat가 아닌 Thirst인지를 알게 되었다. 상현과 태주는 숨겨져 있던 욕망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과 갈망을 느끼고 있었을지 모르겠다. 결국 '뱀파이어'라는 능력이 도화선이 되어 그 욕망을 폭발시켜 일말의 자존심과 존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욕심과 게걸스러운 존재로 만들어 버린게 아닐까. 그나마 태주는 언제 끝을 내야하는 지를 알고 있다는 게 태주라는 캐릭터에 대한 마지막 예의겠다.

 

그 욕망에 대한 갈증과 갈망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일 것이다. 모두들 '초자아'라는 존재로 인해 발현되지 않고 꽁꽁 싸매서 숨겨놓고 있지 않은가. 태주와 상현의 뱀파이어라는 능력이 일반인들에게는 '술'이라는 존재겠지.

 

이 영화에서도 다시 한 번 감탄했지만 감독의 캐스팅 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주연급 배우들부터 조연급 배우들까지 그 누구 하나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연기력이라면 탑급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엄청난 호사가 아닐까 싶다.  또 하나, 어디서 이런 소품만 구해다 이런 분위기를 낼 수 있을까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장면과 배경들도 박찬욱 감독의 전매 특허가 아닐까(버금간다면 김지운 감독 정도). 태주가 사는 한복집의 소품과 배경에서 느껴지는 앤틱하면서도 어쩔때는 공포스럽게 느껴지는 그 분위기는 최고였다.

 

아무튼 지난번 <루시 (LUCY, 2014)>에서도 느꼈던 감정을 이 글을 쓰면서 또 한번 느낀다. 이제는 내 취향이 아닌 영화를 제작하겠지만(예상 되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이 보게 될 나 자신이 좀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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