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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분 동안 난 뭘 본 건가..."


- 이번 영화는 "무국적소녀(東京無国籍少女, Nowhere Girl, 2015)"다. 네이버 시리즈 온을 통해서 봤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2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감독: 오시이 마모루
출연배우: 세이노 나나(아이 역), 카네코 노부아키, 다나카 히나코, 요시나가 아유리
장르: 액션, 스릴러


다른 나라 영화에 비해 일본 영화를 거의 안 보긴 했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본 건 아니다. 크라이테리온에서 출시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나 애로우아카데미에서 출시한 요시다 기주 감독의 영화, 또 마찬가지로 크라이테리온에서 출시한 사무라이 시리즈까지. 그리고 예전에 봤던 몇 편의 영화들. 그런데 여지껏 봤던 그리고 인상적으로 봤던 영화의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50~70년대 영화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영화들을 봤을 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도대체 그 시절 일본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들이 그 당시 일본 영화의 영향을 받아 뛰어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일까.

현대물은 근래 들어 이 영화가 아마 처음일 것이다. 대부분 위에서 언급한 시대의 영화만을 주로 보았으니까. 이 블로그에 올라오지 않은 현대물도 몇 편 있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는 잘 기억이 나질 않아 언급하지는 않겠다. 어쨌든 평점이 엉망이라 큰 기대보다는 오랜만에 현대물의 일본 영화를 본다는 사실에 살짝 호기심이 들었지만 일말의 기대와 그 호기심을 이 영화는 산산히 부서뜨렸다. 도대체 난 86분 동안 뭘 본 것인가. 이 영화의 감독인 오시이 마모루는 "일본 아니메 작가주의의 대표적 인물로서, 신화적 모티브와 미래 사회에 대한 깊은 철학적 고찰로 일본 애니메이션계를 이끌고 있는 거장. 세계적인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던데 애니메이션으로 이름을 날린 감독이 실사영화를 만든다면 이런 영화가 된 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일본 영화판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애니메이션의 실사화). 참 씁쓸했다. 그냥 한편으로는 내가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질 못하고 시야가 좁아서 이런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그들에게는 좋은 편일 수도..

 

고등학교 미술 특기생 '아이', 교장선생은 소녀의 재능을 인정하여 특별한 대우를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소녀에게는 힘겨운 일이 되고 만다. 같은 반 아이들은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는 '아이'를 괴롭히고 담임선생님 마저도 교장선생을 비롯해 학교에 대한 불만을 가진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만 상부의 지시라고만 설명하는 교장선생님. 그럴수록 같은 반 아이들과 담임선생의 소녀에 대한 감정의 골은 깊어져만 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정체 모를 군인들이 난입하여 선생들과 학생을 위협한다. '아이'의 숨겨진 본능이 깨어나면서 학교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전쟁이 시작되는데... (출처 : KOFIC)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어쩐지 영화를 보면서 이건 애니메이션에서나 통하는 설정과 표현인데 왜 이렇게 어색하지? 이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는데, 감독의 필모를 보니 왜 그런지 바로 이해가 됐다.(그전까지 이 영화의 감독이나 그 감독의 성향, 업적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다.) 그리고 도대체 영화 초반의 설정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후반의 설정이 맞는 것인지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환청과 환각을 보는 몸이 좀 아픈 소녀가 학교 생활을 하며 환상을 겪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전투중에 부상을 당해 한동안 정신을 못차리는 상황에서 학교 생활을 하는 꿈을 꾼 것이 맞는 것인지 말이다. 도대체 아니 욕 나올 정도로 이 영화는 불친절하다. 내 느낌은 그냥 어줍지 않은 실력의 작가가 애써 멋좀 보이고 싶어 한껏 이것 저것 예술작품의 표현들을 자기 딴에는 그럴싸하게 구현했다고 만족하는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 같다는 생각이다.

 

86분 간의 나와의 싸움. 상당히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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