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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이제 SF장르로 비빌 수 있는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에 대만족이다..."


- 이번 영화는 "승리호(SPACE SWEEPERS, 2020)"이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봤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7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감독: 조성희
출연배우: 송중기(태호 역), 김태리(장선장(장현숙) 역), 진선규(타이거 박(박경수) 역), 유해진(업동이 역)
장르: SF


코로나의 여파를 직격으로 맞고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선택한 불운한 영화. 아마 극장에서 정식 개봉했다면 천만관객은 껌이었을것 같은 천만관객을 달성한 우리나라의 영화의 모범(?)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무슨 이유여서인지 그동안 창고안에 처박혀 그런 물건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관심밖의 장르였던 스페이스 SF물인 건 덤이고 그 조차도 상당히 만족스러울정도로 대단했다. 아마 정말 아마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조성희 감독 또한 우리나라의 천만관객 감독의 반열에 올랐을 것임에 틀림없다.

 

신파, 이제는 밈이 되어버린 대사, 개연성의 부족, 캐릭터들의 깊이가 없는 것들 등등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사항들이지만 그건 둘째 치고 우리나라에서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에 사실 감개무량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그렇게 잘 만든다는 나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왜 가오갤(이 영화를 언급할때면 항상 등장하는 영화지만 사실 가오갤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듯 하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인프라가 있었기나 했던가.) 같은 영화가 안 나오는가. 이런 생각들이었는데 드디어 승리호가 나온 것이다. 아마 2000년대부터 항상 극장에 가면 들려왔던 그런 대사들과 코미디요소가 2020년이라는 지금의 시간에도 들린다는 것 자체가 정체된 느낌이고 외면받기 쉬운 모양새지만 어쨌든 SF장르를 진지하게 다뤘던 영화가 그동안은 없었기 때문에 그런 문제점은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중에 하나인 SF영화가 200억이라는 돈을 투자해 이렇게 나름 괜찮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이(국뽕이라는 감정 전혀없이) 너무 반가웠다.

 

2092년, 지구는 병들고 우주 위성궤도에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인 UTS가 만들어졌다.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송중기)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장선장’(김태리)
갱단 두목이었지만 이제는 기관사가 된 ‘타이거 박’(진선규)
평생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진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
이들은 우주쓰레기를 주워 돈을 버는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다.

“오지 마! 쳐다보지도 말고, 숨도 조심해서 쉬어. 엉겨 붙을 생각하지 마!”
어느날, 사고 우주정을 수거한 ‘승리호’는 그 안에 숨어있던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다.
돈이 절실한 선원들은 ‘도로시’를 거액의 돈과 맞바꾸기 위한 위험한 거래를 계획하는데…

“비켜라, 이 무능한 것들아. 저건 내 거다!” (출처 : 보도자료)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이제부터라도 소외도고 버려지고 찾지도 않던 창고 속의 잊혀진 물건이 아닌 당장이라도 눈만 돌리면 찾을 수 있는 그런 장르가 되길 바란다. 정말 안타깝게도 극장에서 개봉되지 못해 넷플릭스가 아닌 다른 매체에서는 볼 수 없다는 사실로 주소비층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언급되고 기억되는 과정에서 각인이되었으면 이 장르의 자리잡음은 크게 어렵지 않을 텐데 말이다. 그러다 보면 SF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도 항상 이 영화와 비교되며 언급되는 가오갤같은 영화가 나오지 않겠는가. 그리고 감독이나, 출연배우와 스텝들도 우리도 천만 관객 영화를 만들었다는 자부심도 생기고 했을 텐데 말이다.

개인적으로 눈물을 쥐어짜는 신파 말고는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다. 대사나 캐릭터 설정, 이야기의 개연성은 어차피 이 영화는 오락영화라는 사실로 금세 잊혀졌고 거기서 오는 불편함은 화려한 CG로 정신없게 만드는 바람에 특별하게 언급하거나 들추지 않는 이상 잘 매몰시켜주기 때문이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가오갤이든 스타워즈든 애니가 아닌 실사화 SF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겠지. 내가 가장 원하는 우주 공포물도 말이다. 부산행의 성공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좀비가 영화의 낯선 소재가 아닌 이상 이 영화의 성공으로 SF가 더이상 낯선 주제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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