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혹시 이 영화가 '스포일러 주의'의 시초일까? 아무튼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크라이테리언 콜렉션의 "디아볼릭(Les Diaboliques, Diabolique, 1955)"이다.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9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감독: 앙리 조르주 클루조
출연배우: 시몬느 시뇨레(니콜 오르네 역), 베라 클루조(크리스티나 들살라 역), 폴 뫼리스(미셸 들살라 역), 샤를 바넬(사립 탐정 역)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을 스릴러의 거장이라고 말하더라도 그 누구도 부정 못할 것이다. 스릴러 영화하면 영화의 문외한인 나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바로 떠오를 정도니 어떤 사람이라도 그런 수식어에 대해 토를 달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아니다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히치콕 감독에 버금가는 스릴러의 거장이 유럽에서 열심히 영화를 찍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앙리 조르주 클루조라는 감독이다.

 

 

이 영화 바로 전에 보았던 <공포의 보수(Le Salaire De La Peur, The Wages Of Fear, 1953)>에서는 단순히 별 것도 아닌 소재로 영화를 참 쫄깃하게 재미있게 만드는 감독이구나가 전부였다면 이번 이 디아볼릭을 보고나서는 아... 히치콕감독에 버금가는 감독이었구나. 이 감독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엄청 긴장감있게 잘 만드는구나를 깨달았다. 이 영화 정말 재미있게 봤다.

 

 

기숙학교의 교장 미셸은 잔혹한 인물로, 병약한 아내 크리스티나는 남편의 폭력과 외도를 참으며 힘든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미셸의 정부이자 학교 선생인 니콜이 크리스티나에게 둘이서 미셸을 살해하자고 제안한다. 두 사람은 니콜의 고향으로 미셸을 유인하여 욕조에 빠뜨려 익사시킨 뒤, 시체를 학교 수영장에 옮겨 사고로 익사한 것으로 꾸미기로 한다. (서울아트시네마)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기숙형 학교에 정부와 아내 그리고 못난 쓰레기 남편이 함께 교사와 교장으로 지낸다. 상당히 웃긴 것은 위의 줄거리처럼 심하게 남편에게 학대를 당하는 크리스티나를 위로하고 함께 음모를 꾸미는 인물이 바로 그 남편의 정부인 니콜이라는 사실이다. 그녀가 남편의 정부라는 사실을 또 크리스티나가 모르고 있는 것도 아니다. 너무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크리스티나는 남편에 대한 분노와 자신이 점점 무너져가고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니콜의 음모에 함께 행동하게 된다. 사실 남편인 미셸은 크리스티나를 사랑해서 결혼했다라기보단 그녀의 재산(기숙형 학교)을 노리고 결혼했다고 보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그런 그녀가 사라진다면 미셸과 니콜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니콜 또한 크리스티나를 돕기 보단 미셸과 함께 크리스티나를 쫓아버리거나 죽어버린다면 더할나위가 없을 텐데, 그녀는 크리스티나의 불행한 삶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나선다...

 

 

어쩌면 이 영화가 "스포일러 주의"의 시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결말을 알고 본다면 이 영화가 그만큼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반감이 그냥 반감이 아니고 뭐 거의 벌거벗은 수준의 처참함을 느끼게 해 줄 정도로 결말이 너무 쌔다. 어느 정도 결말이 예측은 가능하지만 그래도 대놓고 결말을 알고 본다면 뻔한 영화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의 감독인 앙리 조르주 클루조 감독은 재미있게 보았으면 친구에게 이 사실을 말을 해도 좋다. 하지만 너무 자세하게는 이야기 하지말라 라고 엔딩크레딧 전에 문구가 등장한다. 그동안 수 많은 영화를 보았지만 대놓고 이렇게 언급한 영화는 이게 처음이고 또 제작년도도 제작년도인 만큼(1955년 작) 아마도 스포일러에 대한 언급을 대놓고 한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사실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또 다른 점이다. 좀 아기자기한 재미라고 해야할까?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방송, 언론 매체가 발달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구전에 불과할 텐데 말이다. 문득 또 이런 생각이 든다. 그전에는 옛날 영화, 흑백 영화는 그냥 고리타분하고 재미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보지도 않았는데, 숨겨진 보석같은 영화가 너무 많다는 것에 놀랍다는 것과 앞으로 그런 영화들이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이 기분 좋게 한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보시길 바란다. 영국에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있다면 바다 건너 프랑스에는 앙리 조르주 클루조 감독이 있다는 사실을 알 게 될 것이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