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평범하지 않은 설정의 영화 너무 좋다. 데이비드의 마지막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더 랍스터(The Lobster, 2015)"다. 국내 판매점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9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배우: 콜린 파렐(데이비드 역), 레이첼 와이즈(근시 여인 역), 레아 세아두(외톨이 리더 역), 벤 위쇼(절름발이 남자 역)
장르: 멜로/로맨스, 판타지
오랜만에 잠을 설칠 정도로 괜찮았던 영화를 봤다. 보통 자기 전에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인데, 정말 재미있고 인상적인 영화를 본 날은 꼭 꿈속에 영화들이 오버랩되며 꿈과 뒤섞여 잠을 설치는 경우가 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두 세 번은 자다 깰 정도로 영화의 내용들이 꿈과 섞여서 잠을 설쳤는데 그 경험이 나쁘지 많은 않다. 그만큼 재미있고 괜찮은 영화를 봤다는 증거니까. 이런 영화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그냥 랍스터가 되고 싶어하는 남자가 있었다 정도만 알고 본 영화였고 도대체 왜 랍스터가 되고 싶어하는거지? 이런 궁금증으로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한가지 집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이 영화의 설정. 기본적으로 이 영화의 설정을 알아야 무슨 이야기인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특정되지 않은 한 나라에서 법으로 정해진 사항이 있는데, 남녀노소(법적으로 결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서부터) 독신의 삶은 받아주지 않는다. 짝을 이루어 살아야하고 그게 동성이든 이성이든 상관은 없다. 이혼, 사별, 별거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이혼이나 사별을 했다면 국가에 의해서 한 기관으로 보내지게 되는데 그 기관은 '호텔'이라 부르며 약 45일간 머무를 수 있으며 그 45일 안에 짝을 만들어야한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입소 전인터뷰에서 조사한 내용 중에 하나이면서 자기가 되고 싶은 동물로 수술에 들어가는 처벌을 받게 된다. 그래도 한 가지 45일간이라는 한시적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법이 있는데, 국가의 통제를 피해 떠돌이 삶을 살아가는 떠돌이들을 사냥시간에 잡아오면 1명당 1일이라는 거주 기간을 더 준다. 그 호텔에서 벗어나는 법은 짝을 만들든, 자살을 하든, 도망을 가든, 동물로 변하든 다른 방법은 없다.
여기서 데이비드는 랍스터를 선택한다. 랍스터를 선택한 이유는 별거가 없다. 100년을 넘게 살며 죽을 때까지 짝짓기를 할 수 있고, 귀족의 피처럼 파란 피를 갖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를 선택하기에 그렇게 개들이 넘쳐난다는 호텔관계자의 하소연이 귓가를 아직도 맴돈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 데이비드의 자의든 타의든 그가 가는 곳은 디스토피아뿐이다. 호텔에서의 삶은 말 그대로 지옥과도 같은 삶이며(사람과의 감정과 관계는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자의로 호텔을 탈출해 떠돌이 삶을 선택한 삶 조차도 그들만의 룰로 피곤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래도 그 삶에서는 자위를 할 수 있다는 조건이 만족스러운듯하다. 그리고 결국 그곳에서 자기와 똑같은 한 여자(레이첼 와이즈)를 만나게 되고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목표가 생기게 된다.
전대미문의 커플 메이킹 호텔! 이곳에선 사랑에 빠지지 않은 자, 모두 유죄!
유예기간 45일 안에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이 되어야 한다!
가까운 미래, 모든 사람들은 서로에게 완벽한 짝을 찾아야만 한다.
홀로 남겨진 이들은 45일간 커플 메이킹 호텔에 머무르며, 완벽한 커플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짝을 얻지 못한 사람은 동물로 변해 영원히 숲 속에 버려지게 된다.
근시란 이유로 아내에게 버림받고 호텔로 오게 된 데이비드(콜린 파렐)는
새로운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숲으로 도망친다.
숲에는 커플을 거부하고 혼자만의 삶을 선택한 솔로들이 모여 살고 있다.
솔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그들의 절대규칙은 바로 절대 사랑에 빠지지 말 것!
아이러니하게도 데이비드는 사랑이 허락되지 않는 그곳에서
자신과 같이 근시를 가진 완벽한 짝(레이첼 와이즈)을 만나고 마는데..! (출처 : 보도자료)
떠돌이 삶 조차도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닌 것이 언제든지 사냥감이 되어 동물로 변하는 최후를 맞이하거나, 떠돌이 패거리의 룰을 어길 시 호텔에 버금가는 처벌을 받게 된다.(호텔과 반대로 떠돌이의 삶에 있어서 커플이 된다는 것은 죄악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응당한 처벌을 받게 되고 여기서 레이첼 와이즈는 장님이 되는 처벌을 받게 된다.)
이런 상황들과 조건들이 이 영화가 범상치 않은 영화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크게 자극적인 것은 등장하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영화에서 느껴지는 재미와 자극은 상당히 크다. 도대체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법을 만들고 그 누구도 이런 상황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없는 것일까.(그나마 떠돌이 단체가 반기를 드는 듯 하지만 말이 안 되는 건 똑 같고 그런 대립적인 상황을 끝내기 보다는 지속시키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 것 같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도시로 돌아가려던 데이비드와 그녀를 가로막는 떠돌이 단체의 리더. 결국 도시로 돌아가는 것은 성공은 한다. 하지만 이미 장님이 되어버린 레이첼 와이즈와 데이비드(콜린 파렐)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스테이크용 칼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 자기의 눈을 찔러 레이첼 와이즈와 똑같이 장님이 되려고 하는 데이비드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한다.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자신의 눈에 칼을 쑤셔넣어 똑같이 장님의 삶을 살아갈까 아니면 그래도 앞을 못 보는 그녀를 돌보려면 적어도 볼 수는 있어야 한다는 이성을 되찾았을까?
이 영화에서 좀 이상하면서 뭔가 의도와 의미를 둔 것인지 참 궁금한 것이 있었는데, 상대방을 찾는 여러가지 조건들 중에 너무 단순하게도 나랑 똑같네다. 예를 들어 나처럼 다리를 저느냐, 시도 때도 없이 콧피를 쏟느냐, 근시냐, 난시냐 등등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꼭 똑같이 되려고 그렇게 만들거나 그렇다고 사기를 치는 모습을 보면 좀... 사람에 대한 호감이 같은 것에서 오는 동질감으로부터 발동된다 하지만 너무 단순하지 않는가... 어쨌뜬 이 영화 너무 재미있었고 괜찮았던 영화였다. 또 이 영화의 촬영 장소인 아일랜드의 자연환경이 너무도 멋지고 영화의 분위기와도 딱 들어 맞아 마음에 들었다.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부가영상이 너무 짧다. 6분이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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