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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살해당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면  너무나 평범한 인물의 외로운 복수는 정당했을까? 대부분의 복수를 다루는 영화는 비슷한 결말을 갖고 있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블루 루인(Blue Ruin, 2013)"다. 아마존에서 구입했고 한글자막을 지원한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7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제레미 솔니에  
출연배우: 마콘 블레어, 데빈 라트레이, 에이미 하그리브즈, 케빈 콜락   
장르: 범죄, 드라마, 스릴러


우리나라에서는 정식으로 개봉되지 않았던 영화. 국내에는 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스케이프 감독 부분의 후보로 소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그리 많지 않은 대사와 역동적이거나 정신사납지 않은 정적인 느낌의 스릴러 영화면서 '복수'를 다룬다. 자세하게 말하면 부모님의 복수다.

영화는 한 남자가 욕실에서 목욕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을 한다. 마치 자기 집처럼 보이지만 집주인이 잠깐 외출한 집에 몰래 들어가 볼일을 본 한 노숙자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는 해변가 주차장 고물차에서 노숙생활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역경찰이 그를 찾아와 부모님을 살해한 살인자가 석방이 되었다는 소식 알려준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 영화의 주인공인 드와이트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복수자가 아니다. 차근차근 완벽하게 복수 계획을 꾸미거나 준비하는, 냉철하면서 기민한 그런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다. 우리 근처에서 살고 있는 일반인과 다를 게 없는 인물이다. 누군가를 해한다는 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거리가 먼 일반인이다. 흔히 복수를 꿈꾸는 캐릭터는 복수를 위해서 자기 자신을 단련한다거나 무기를 수집하고, 상대방의 동선을 파악하며 성공이나 실패라는 결과를 준비하는 캐릭터지만 여기의 드와이트는 복수는 감히 실행조차 할 생각 조차 엄두를 못내는 그런 평범하고 소심한 인물이다. 어쩌면 예전에 봤던 <방황하는 칼날(Broken, 2013)>에서 딸의 억울한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치던 '이상현(정재영)'과 비슷한 점이 많다

2020.11.24 - [영화/넷플릭스관] - 방황하는 칼날(Broken, 2013)

 

방황하는 칼날(Broken, 2013)

"원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추운 겨울날 배우들이 고생한거에 비해 그저 그러했던 영화. 복수라는 매력적인 소재가 현실과 허구를 비효율적으로 설정한 상현씨 때문이 아닐까..." - 이번 영화는

koolsoul.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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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갖고 있는 복수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으면(영화에서는 부모와의 관계는 다루지 않는다. 가족은 단지 누나 정도만) 자신과는 상대가 되지 않는 상대방을 들이 받으려고 하는 것일까. 부모님을 죽인 살인범 가족 전체가 일반적인 가정이 아니다. 구성원 전부가 폭력적이며 광기가 느껴질 정도로 총기 수집에 몰두한 가족들이다. 미국에서는 그 흔하다는 총도 없어 총기를 구입하려다 총기 가격 때문에 포기하고 어렵게 훔쳐낸 총마져도 사용하지 못하고 단지 칼 하나로 출소 파티를 즐기던 살해범을 죽이려 했을까(성공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하나 뿐인 가족, 누나의 존재가 발각되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과 자신도 결국 상대방과 다를 것이 없는 존재가 되버렸다는 것에 고민이 없었을까 싶다.(결국 드와이트도 상대방 가족의 적이 된다. 언젠가 꼭 죽여버려야할 존재 말이다.)어쩌면 이성이 마비도 거기까진 생각 못 했을수도 있다. 또 그나마 다행인 건 그 가족들이 전부 또라이라는 사실이다.

 

 
블루 루인
노숙자로 방랑하던 드와이트는 가족의 원수가 출소했다는 소식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피비린내 나는 복수의 세계로 스스로를 던진다. 동류의 많은 서사들이 주인공이 결단에 이르기까지의 도덕적 고뇌와 복수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서스펜스를 천천히 쌓아가지만, <블루 루인>은 클라이맥스에 나올 법한 복수가 초반부에 갑작스레 이뤄진다. 오히려 감독은 '피가 피를 부르는 복수의 굴레'라는 고전적인 플롯에 의외의 전환점들을 배치하는 한편, 드와이트가 암살자로 변모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도시의 잉여 공간에 기생해 살던 주인공이 주변의 지형지물과 한정된 자원을 이용해 다수의 적과 벌이는 사투에서 관객은 광장공포와 폐쇄공포 사이를 오가며 포식자와 피식자의 처절한 역학을 체험할 수 있다. 놀라울 정도로 우직한 캐릭터 드라마의 정공법으로 그려진 주인공의 가파른 몰락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주인공의 기원과 잃어버린 시간들이 실체를 드러내며 가족드라마라는 또 하나의 결을 만든다. (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_박홍식)
평점
6.1 (2013.01.01 개봉)
감독
제레미 솔니에
출연
메이컨 블레어, 데빈 래트레이, 에이미 하그리브스, 케빈 콜랙, 이브 플럼

 

복수는 복수를 낳는 법이라고 어느 한쪽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또는 복수심이 가라앉지 않는 이상 끝임없이 반복된다. 그 점에서 드와이트의 결말은 이미 정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좋은 스토리는 알고보니 가족 전체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어서 상대방 전체를 몰살시키고 응당 행위에 맞게 감옥에 가는 것이거나 복수를 성공한 뒤 자살하여 복수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서는 전자와 후자 살짝 섞어 결말을 맺는다. 클레랜드 가족을 전부 몰살시키는 과정에서 '어차피 서로 쌤쌤이지 않느냐 이제 서로 괴롭히지 말고 모른척 살아가자. 대신 난 감옥에 들어가겠다' 라고 그들을 설득하려했지만 그들 특성상 실패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드와이트는 어차피 그럴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들을 찾아 간 것일 수도 있다. 누나와 조카들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결국 그들과의 대결에서 부상을 당하게 되는 드와이트는 죽음을 맞이한다.

 

왜 이런 설정을 집어 넣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가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런 설정 때문에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가 된다는 점에서 나쁜 장치만은 아닌거 같다. 아무튼 드와이트 부모님을 죽인 살인범의 존재는 따로 있다는 것과 그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알게 되는 장면 말이다. 먼저 드와이트가 복수한 살인범(웨이드 클레랜드)이 진범이 아니었다. 진짜 진범은 웨이드 클레랜드의 아버지였다는 것인데 아버지 대신 아들이 감옥에 간 이유는 암에 걸린 아버지가 얼마 살지 못할 텐데 감옥에서 죽게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이런 효자가 어디 있을까.) 또 살인 사건이 발생한 원인은 드와이트의 아버지가 자기 아내와 불륜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안 클레랜드 아버지가 분노해(심신미약 상태) 벌인 살인이라는 것이다. 웨이드의 동생이 죽기 전에 드와이트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드와이트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이 복수가 정당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내면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어쩌면 그 사실이 거짓말일 수도 있겠지만 그로 인해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웠다. 

 

어쨌든 뭐 간만에 웰메이드까진 아니어도 인상적인 영화를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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