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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궁금했던 소재. 멀쩡한 사람이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처럼 똑같은 치료를 받게 되면 어떻게 될까... 뭐 사실 영화의 결말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크라이테리언 콜렉션의 "충격의 복도(Shock Corridor, 1963)"다. 아마존에서 구입했고 한글자막은 지원하지 않는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보류하겠다.(80년 이전 작품은)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사무엘 풀러
출연배우: 피터 브렉, 콘스탄스 타워즈, 진 에반스, 제임스 베스트        
장르: 미스테리, 드라마 


그전부터 항상 궁금했던 일이었다. 정상적인 사람이(현대 사회에서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판단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지만) 일정기간 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환자들과 똑같은 치료를 받고 그들과 생활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런 변화없이 입원하기전과 동일할까? 아니면 이슬비 속에서 빗물이 조금씩 스며들다 결국은 젖어버리는 옷처럼 나도 모르게 정신병을 얻게 될까? 아무래도 난 후자가 더 타당하다고 본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활동범위가 지극히 한정된 곳에서 생활하여야만 하고 일상에서는 전혀 겪어보지 못할 치료나 약물을 접해야하며, 폐쇄된 공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다 환자라면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병에 걸리진 않더라도 적어도 사람이 변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군생활을 해 본 남자라면 아마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이 영화도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다. 퓰리처상에 목을 메는 엘리트 출신의 기자 자니 배릿은 정신병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파헤쳐 기자로써 최고의 영광인 퓰리처상 수상을 노린다. 그는 정신병원에 기자로써 취재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 여동생에게 성적으로 집착하는 정신병을 갖고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해 살인사건이 벌어진 정신병원에 잠입하는 데 성공하지만 그의 여자친구이자 여동생역을 한 캐시는 여자의 육감으로 파멸을 불러올 것이라 예상하고 극구 반대해왔다. 살인 사건을 목격한 목격자가 4명이나 되지만 하루중 온전한 정신이 돌아오는 경우는 아주 짧은 시간이라 그들을 상대로 살인사건의 전모를 밝히기에는 너무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였다.(여기서 의문점이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목격한 것을 정신이 온전하다고 기억할 수 있을지..그게 가능한 것일까?)그러는 사이 그는 여자친구에 대한 남자로써의 불안감과 시간은 점점 흐르는 데 이렇다할 결과물이 없다는 것에 대한 초조함, 다른 정신병자들과 같은 치료를 받아서 생기는 문제점, 한정된 공간과 주변이라곤 자기와는 다른 비정상적인 사람들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점점 본인도 이상해지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현재의 고통이 퓰리처상이라는 보상으로 꿋꿋이 버텨낸다. 결국 살인범을 밝혀내고 그는 기자로써의 최고의 영예인 퓰리처상을 수상하게 된다. 하지만 결말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긴장성 정신분열로 모든 걸 잃고 만다.

 

 

사실 결말이 내가 예상한데로 이렇게 비극적으로 끝날지는 몰랐다. 왜냐하면 이전 영화였던 <네이키드 키스(The Naked Kiss, 1964)>에서도 여주인공이 최악의 상황에 빠져서 부호의 전재산을 가로채려한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받고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려던 상황에서 기사회생하는(너무도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진다.)모습에서 사무엘풀러 감독의 스타일인가보다라는 생각을 했고 이 영화 또한 암울한 결말처럼 보이다가 해피엔딩으로 끝날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아니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 영화에서 등장하는 목격자 4명, 각각 정신병에 걸리게 된 상황을 통해서 그는 미국의 현실을 비판하려는 모습이 아니었을까 한다. 잠시마나 멀쩡한 상태로 돌아오는 그들에게서 들려오는 이야기와, 그들이 정신병원에서 하는 행동들을 보면은 자연스럽게 그런생각이 들게 된다. 당대 최고의 핵물리학자인 보든박사를 통해서 소련과 군비경쟁에서 오는 인간성의 말살과 도구로 전락해 버리는 현실을, 트렌트를 통해서 인종차별 및 갈등 문제를(흑인인 그가 정신이 나가면 KKK 단장이 된다.) 스튜어트를 통해서는 한국전쟁에서 소련군에게 투항했다는 이유로 변절자라 낙인찍히고 평생을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참전군인의 상황을 보여준다. 

 

 

사무엘 풀러라는 감독에 대해서는 지난번 영화에 이어서 이번에 본 영화 두편 뿐이지만 영화사에서 언급될 만한 감독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너무너무 재미있다 정도는 아니어도 영화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은 봐야할 영화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문득 흑백영화에서 목격자들의 회상장면은 컬러로 나오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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