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기 시리즈 스무번 째 영화, 마지막 장면은 슬프다 못해 상상이 아닌 진실로 믿고 싶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El Laberinto Del Fauno, Pan's Labyrinth, 2006)"다. 국내 판매점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10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강력한 스포일러 포함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배우: 이바나 바쿠에로(오필리아 역), 더그 존스(판 역), 세르지 로페즈(비달 역), 아리아드나 길(카르멘 역)
장르: 드라마, 전쟁, 판타지
길예르모 델토로 감독 영화를 다 챙겨보진 못했지만 이상하게도 이 감독의 영화는 정말 마음에 든다. 이상하다. 다 챙겨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많이 본 편도 아닌데 말이다. 어쩌면 이 영화로 인해서 그런 생각이 더 뿌리깊게 박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현실과 환상을 시대적 아픔과 함께 풀어나가며 아름다우면서도 너무도 슬픈 영화 한 편을 만들어냈다. 잔혹하리만큼 아픈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오필리아가 3개의 수수께끼와 과제를 풀어내 지하왕국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만큼은 어린아이의 상상이 아닌 진실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너무도 컸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슬프다 못해 상상이 아닌 현실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재혼을 하게 된 엄마를 따라 새아빠가 반군을 토벌하기 위해 진지를 구축한 곳으로 간다. 임신한 몸이고 장거리 여행은 무리지만 자식은 아버지가 있는 곳에서 낳아야한다며 그곳으로 불러들인다. 몸이 쇠약해진 엄마로 인해 잠시 쉬던 곳에 있던 조각상...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 영화의 기본 시대적 배경은 스페인 내전시기이며 1936년에서 1939년 사이 인민전선 정권과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반군 사이에 벌어진 그 내전이다. 새아빠는 프랑코 장군의 수하이며 인민전선 정권을 토벌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그의 성격은 냉혈하며 체계적이고 잔혹하다. 이건 아마도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경험에서 기인하게 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버지의 유품인 시계를 애지중지하며 항상 지니고 다니는 모습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엄마의 출산과 토벌 작전이 완수될 때까지 머물러야할 방앗간 옆에 위치하고 있는 판의 미로... 이 곳이 지하왕국과 연결되는 통로이자 오필리아와 판의 만남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 인물. 위의 메르세데스는 인민전선으로 활동중인 남자친구에게 반군의 정보와 갖은 물자를 지원해주기 위해 비달대위의 시중을 들고 있으며, 페레로이 박사는 마을 의사이자 비달대위에 대한 적개심과 반군에 대한 반감으로 메르세데스와 함께 인민전선을 돕고 있다. 그는 또한 몸이 약한 오필리아의 엄마의 주치의 역할도 한다.
비달 대위의 잔혹함과 냉혹함을 볼 수 있는 장면. 아무렇지도 않게 부자지간을 살해한다.(정말 그들 가방에는 사냥한 토끼가 나온다.) 또한 그의 성격을 대변하는 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긴 시계를 관리하는 장면이다.
낯부터 대벌레처럼 생긴 곤충이(오필리아는 그 곤충을 요정으로 판단한다.) 오필리아를 아까 그 미로의 중간(지하왕국과 연결된)으로 안내한다. 그곳에서 오필리아는 판을 만나게 되고... 오필리아의 비밀을 알려준다. 너는 지하왕국의 공주였지만 지상세계가 너무 궁금해 지상세계로 나왔지만 그 뒤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채 살고 있었다. 지하왕국에서 아버지가 너를 무척이도 그리워하고 기다리고 있어 나를 이곳으로 보낸 것이고 3가지 과제를 수행하면 지하왕국으로 갈 수 있다고 알려준다. 갑자기 튀어 나와 뜻 모를 소리를 하지만 오필리아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시키게 되고 모안나 공주 였다는 증거는 그녀의 어깨에 있다고 알려준다. 아마도 아픈 엄마, 싫은 새아빠 이 모든 것들이 오필리아에게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그 와중에 비달 대위에게 발각될 뻔한 인민전선 대원들 가운데 저 분이 바로 메르세데스 남자친구분이시다. 아까 의사선생에게 전달받은 항생제를 발결한 비달 대위는 주변에 그들이 잠복해 있다라는 것을 알아채고 조만간 모조리 소탕할 것이라고 큰소리친다.
판에게 받은 선택의 책은 아무것도 쓰여져 있지 않은 책이다. 혼자 있을 때 그리고 마음 먹었을 때 과제를 그림책처럼 보여준다. 첫번째 과제는 오랫동안 살아온 무화과 나무가 죽어가고 있는데 그 원인은 무화과 나무밑에서 살고 있는 두꺼비 때문이다. 그 두꺼비를 처치하고 두꺼비가 삼킨 열쇠를 찾는 것이다.
죽어가고 있는 무화과 나무. 이 나무 밑둥에는 두꺼비가 살고 있다. 뭔가 나무 조차도 환상적이지 않은가... 감독의 이런 센스는 영화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판이 준 아이템으로 두꺼비를 물리쳤다. 두꺼비 몸 전체가 위장으로 이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걸 토해내고 두꺼비는 껍데기만 남게 된다. 그 안에서 보이는 열쇠.
프랑코 정부에 협조적인 지역 유지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오필리아의 엄마는 무안을 당한다. 어떻게 보면 비달 대위에게 그녀는 그냥 자기 애를 낳을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간접적으로나마 인민전선에게 도움을 주던 의사 양반이 드디어 적극적으로 그들을 돕기 시작한다. 스페인 내전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스페인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대다수 민중들은 어느 편을 지지했던 것일까.(영화에서 보자면 프랑코 정부가 아닌 인민전선을 지지 했을 것으로 본다.)
두번째 수수께끼. 판이 준 아이템(분필과 모레시계)과 이전 퀘스트에서 획득한 열쇠가 두번째 과제 해결의 중요한 아이템이다. 첫째 분필로 벽에 문을 그리면 두번째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는 곳으로 연결된다. 둘째 모래시계가 다 떨어지기전 까지 되돌아와야한다. 셋째 그 공간에 있는 그 어떤 먹을 것도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두번째 과제의 보스 몹. 그가 앉아 있는 곳은 진수성찬이 차려진 식탁이다. 하지만 그는 그 음식을 먹지 못한다. 그가 먹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마지막 사진에 나온 것처럼 어린아이와 아기들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그는 보지 못하지만 탐욕과 자제력을 모르는 이는 귀신같이 볼 수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오필리아는 두 번째 과제를 해결해야한다는 목표 때문에 무난하게 아이템을 획득한다. 이 아이템 역시 세번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이다.
하지만 과제를 해결했다는 안도감때문인지 긴장이 사라지고 눈앞에 펼쳐진 진수성찬에 이성을 잃고 지켜야할 규칙을 깨버린다.
귀신같이 그것을 알아본 괴물... 얼릉 도망쳐야한다. 애꿎은 요정 두마리만 괴물에게 잡혀먹히고 만다.
보름달이 뜨기전까지 3가지 과제를 해결하면 지하왕국으로 가는 문이 열린다는 이야기를 판에게 들은 오필리아는 두번째 과제를 마치고나서 한동안 세번째 과제를 시도하지 못한다. 그녀의 엄마가 날이 갈수록 몸이 쇠약해져 엄마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판은 맨드레이크 뿌리를 준다. 따뜻한 우유가 담긴 그릇에 그 뿌리를 두고 엄마 침대 밑에 놔둔다. 하루에 피 두방울씩 준다면 엄마는 건강을 되찾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계속해서 비달대위와 인민전선의 대결양상은 심해지고 있다. 조만간 어느 한쪽은 파멸을 맞을 것처럼...
포로를 고문하고...
인민전선의 편에 섰다라는 것을 알게 된 의사를 죽이고...
맨드레이크 뿌리를 화형시켜(실제로는 엄마가 던진 거지만 그러기까지의 과정에 비달 대위가 한 몫을 한다.) 점점 파국을 몰고 간다. 이 사건으로 인해 엄마는 오필리아의 동생 비달 대위가 그렇게도 기다렸던 남동생만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다.
혼자 남게 된 오필리아는 진짜 더 이상 비극적인 현실세계에서 벗어나서 동생과 함께 공주로 지내던 지하세계로 가려고 한다.
판을 만난 오필리아. 판이 알려주는 세번째 과제는 도저히 그녀로써는 해결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과제였다. 지하왕국으로 통하는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이자 세번째 과제는 순수한 피 한 방울이다. 오필리아는 동생을 죽이고 자기 혼자 지하왕국으로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이야기 한다. 판은 아쉽지만 그녀의 선택을 받아들인다.
어른들의 눈에는 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동생을 빼앗아 가는 비달 대위(수면제를 그렇게 탔는데도 끝까지 오필리아를 따라오는 모습을 보니 무섭기까지 하다.)
그렇게 비달 대위에게 총을 맞고 쓰러지는 오필리아...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지하왕국으로의 귀환은 물거품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인민전선에 함락된 본부. 비달대위는 자기의 죽음을 알고 있기에 아들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부탁하지만 메르세데스는 단칼에 거절해버린다. 이 아이는 비달 대위의 아들이 아닌 인민전선의 아들로 자랄것이다.
그녀의 손에서 떨어지는 핏방울. 그 핏방울은 지하 왕국을 연결되어 있다는 곳으로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진다.
그리고 드디어 열린 지하 왕국의 문. 모두들 그녀를 기다리고 있으며 마지막 세번째 과제를 해결한 오필리아를 환대해준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쉬운 과제지만 어쩌면 가장 어려웠던 과제. 세번째 과제의 해답은 자기만을 위해 동생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닌 자신의 희생을 통해 지하왕국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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