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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추운 겨울날 배우들이 고생한거에 비해 그저 그러했던 영화. 복수라는 매력적인 소재가 현실과 허구를 비효율적으로 설정한 상현씨 때문이 아닐까..."


- 이번 영화는 "방황하는 칼날(Broken, 2013)"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봤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6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이정호
출연배우: 정재영(이상현 역), 이성민(장억관 역), 서준영(박현수 역), 이수빈(이수진 역)
장르: 액션, 드라마,  스릴러


원작은 읽어보지 않았다. 또 일본판의 영화도 보지 않았다. <방황하는 칼날(さまよう刃: The Hovering Blade, 2009)> 그런데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한다. 소설>일본판영화>한국판영화의 순서인 거 같다고. 물론 원작을 뛰어넘는 영화는 없기 때문에 이 점에서는 이견이 없긴하다. 근데 일본 영화보다도 못하다는 말은 도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그런것일까. 보지도 정재영판 방황하는 칼날이 별로라는 판단을 하기는 좀 무리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순전히 이 영화가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또 일본판 영화가 이 영화보다 앞서 제작되었다는 것은 논외로 치더라도 아무런 정보없이 이 영화를 봤을 때 느낌으로 글을 쓰겠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본 것이 맞다.

가장 아쉬운 점은 뭐라해도 내 입장에서는 딸의 억울하고 안타까운 죽음. 아버지의 입장에서 한 세상이 끝나버리고 제살을 도려내는 것도 모자라 전부를 가져가버린 상황에 처한 입장에서 영화가 아닌 현실적인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너무 크게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영화적인 상상과 허구와 실제 현실을 너무 이상하게 섞어버리는 바람에 복수라는 매력적인 소재(이 상황에서 매력적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할지도 모르겠다.)를 너무 이상하게 만든다는 느낌이 강했다. 한 겨울 폭설로 뒤덮인 강원도 산골 한복판에서 무릎에 물이 차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 산 저 산 옮겨다니고(빵쪼가리 하나 먹으며), 온 몸이 물에 젖은 상황에서 얼어죽지도 않는 비현실적인 영화적 상상과 허구가 실상 가해자들을 처단하는 상황에서는 너무 현실적인 모습이 불안하게 다게 온다.

 

처절하고도 박찬욱, 김지운감독의 영화만큼 잔인하게 표현되도 딸내미를 잃은 아비의 심정 분노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인데, 막상 그 상황에서 망설이고 기민하지 못하며,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은 너무 현실적이다 못해 안타깝고 분하다. 언제나 딸에게 잘 해 주지도 못하는 죄책감을 그는 평생지고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인간으로서 갖고 있는 도덕과 나약함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처절하다 못해 개싸움과도 같은 복수도 모자란판에... 처음에는 등급 때문에 표현을 자제하는 것인가 싶기도 했는데 이 영화 청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감독은 특별한 경험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소설이 방황하는 칼날 이외에도 공허한 십자가라는 소설에서도 사적 복수에 대해서 다룬다. 공허한 십자가에서는 뭐가 맞다 틀리다고 명확하게 말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이 주제가 쉽지 많은 않은 주제다. 과연 피해자의 남은 가족들이 무능력한 공권력에 기댈 수 없는 상황이 맞는지 아니면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 촉법소년이라는 현대와 너무 괴리감이 큰 제도로 제대로된 처벌조차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사적 복수는 야만적이지만 가장 현실적인 치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약간은 신파적인 느낌의 방황하는 칼날(아빠 일어나가 아닌 아빠 이제 그만해...라는 장면에서는)... 내게 있어서는 핫한 주제를 다루는 영화임에도( 안그래도 우리나라 이 영화에서 다루는 촉법소년에 대한 처분과 관련해서 분노하는 국민들이 엄청난데, 그 분노 잠재울 수 있길) 뭔가 아쉽고 안타까운 영화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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