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뱀파이어의 영화와는 다른 점에서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는 박찬욱감독의 박쥐가 더 나은듯하다. "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애로우 비디오사의 "어딕션(The Addiction, 1995)"다. 아마존에서 구입했고 한글자막은 지원하지 않는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6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아벨 페라라
출연배우: 릴리 테일러, 크리스토퍼 월켄, 아나벨라 시오라, 에디 팔코
장르: 드라마, 공포
그동안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영화는 꾸준하게 아직도 소비되고 있는 소재이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 (Thirst, 2009)>였으며 이 영화는 그보다 앞선 1995년 작품이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브램 스토커의 드라큐라백작으로 대표되는 흡혈귀(뱀파이어)와는 다르다. 이 영화나 박쥐의 경우는 드라큐라 백작이 아닌 뱀파이어가 갖고 있는 저주와 대표적인 속성을 인간의 삶과 욕망, 중독과 관련된 요소를 뽑아 전혀 새로운 영화로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나 박쥐는 기존의 뱀파이어 소재를 한 영화와는 좀 다른 분위기가 많이 느껴진다.
90년대 중반임에도 감독의 표현방법의 특색인지 흑백영화이다. 흑백필름이 오히려 영화의 깊이를 남다르게 보여주며, 어쩌면 유치찬란하거나 가벼울수도 있는 유혈이 난자한 장면을 다른 방식의 세련됨으로 보여준다.(영화 장면에서 간혹 어이없을 정도로 맞지 않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자면 송곳니도 없이 목을 물어 흡혈을 하는 장면에서는 인간의 치아로는 도저히 날 수 없는 상처라든가, 그 상처마저도 단순히 목에 피만 묻혀놓아 보여 현실성이 떨어지기까지 하다. 아마 컬러였다면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방해할 정도) 그런 흑백영화라는 점이 어쩌면 이 영화의 가장 특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건 완전 박쥐 느낌인데? 라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보고나서 이거 저거 찾아보니 박찬욱 감독의 오마주로 유명한? 그런 영화중에 하나였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로 이 영화를 본다면 그 느낌이 강하게 들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영화는 제목답게 철저하게 중독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을 캐시라는 캐릭터로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게 참... 너무 진부하다 못해 무슨 말인지 제대로 캐치가 안 될 정도로 난해하다는 점이 문제다. 어쩌면 내 그릇이 작아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지만 이런식의 뱀파이어 영화는 그 어떤 영화보다 유치한 뱀파이어 영화 만큼이나 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난 박한 평점을 줬던 박쥐가 이 영화보다는 낫다고 본다. 초월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드라큐라 백작이 아닌 백작의 노예 범주에 속할 정도의 평범한 인간이 어느날 갑자기 드랴큐라와 같은 능력을 얻게 되고 그 능력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게 되는 과정과 결국은 고갈 되어갈 수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과 삶이 두려워 끊임없이 갈증을 겪는 과정을 그린 박쥐가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간이 악을 저질러 악한것이 아니라 악하기 때문에 악을 저지른다는 이야기를 또 그 과정이 중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 거창하게 이야기 한다.
영화 후반부 박사학위 취득 파티에서의 난장판은 이 영화에서 가장 스펙터클하면서 역동적이었던 장면처럼 보인다. 끝으로 ARROW VIDEO라는 배급사도 생각보다 특이한 영화를 블루레이나 DVD로 많이 출시하는 회사였다. 특히 컬트, 예술, 공포 및 고전영화가 주로 출시하는 데 이번에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Oldboy, 2003)> 출시하는 것을 보니 크라이테리온처럼 여기도 좀 관심을 갖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지난번 봤던 진짜 뭔지 모르겠는 영화 <우리는 고깃덩어리(Tenemos la carne, We Are The Flesh, 2016)>로 출시했던 회사다.
진짜 끝으로 이 영화는 영국 영화잡지 『엠파이어』(Empire)에서 선정한 최고의 영화 500편 목록에 선정되어 있다. 참고로 최고의 영화 500편 목록은 2008년에 150명의 영화인, 50명의 영화평론가, 그리고 1만 명이 넘는 『엠파이어』 독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여 결과를 취합하여 선정하였고, 그 어떤 목록보다도 현대 영미권 대중 관객의 취향이 뚜렷하게 반영된 목록이라고 할 만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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