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완전한 할아버지지만 정정하고 기력도 너무 좋다. 매번 마지막처럼 살인 파티를 벌이지만 또 다시 몇 년이 지난 후 영락없이 부활하겠지."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할로윈(Halloween, 2018)"다. 아마존에서 구입했고 한글자막은 지원하지 않는다. 그나저나 코로나-19가 빨리 진정이 되야지 배송이 안 되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7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데이빗 고든 그린
출연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로리 스트로드 역), 주디 그리어(캐런 역), 제퍼슨 홀(마틴 역), 마일즈 로빈슨(데이브 역)
장르: 공포, 스릴러
한 참전에 구입해뒀던 영화였다. 이게 존 카펜터 감독의 원작인 줄 알았다. 플레이 후 이게 뭐지? 너무 현대적인데 하다가 바로 정지. 시리즈의 첫편을 보고 나서 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보기를 그만뒀다. 이유는 당연히 원작불변의 법칙(후속작은 원작을 뛰어넘지 못한다)으로 괜한 선입견으로 원작 마져도 평가절하가 될까 걱정이 들어서였다. 기우였을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를 보고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나마 원작에 비해서 조금은 낫다는 점이 있다면 순진하게만 보였던 살인마가 여기서는 무자비하고 무감정의 살인기계로 표현되어 마이어스라는 캐릭터를 좀 더 강렬하게 살렸다는 점과(근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어쩌면 원작의 마이어스가 기존의 살인마들과 다르다는 점에서 더 낫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현대적인 감각을 느낄수 있었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싶다. 원작에서의 히로인인 로리가 등장한 모습을 봤을 때는 그만한 강도는 아니지만 마치 터미네이터의 다크 페이트의 린다 해밀턴이 등장했을 때의 감동을 느꼈다.
전체적으로 뭐랄까 조금은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마이어스의 살인파티는 무자비하지만 아무런 감흥을 느낄수가 없었고 로리라는 캐릭터의 위치와 다른 캐릭터와의 관계가 뭔가 어정쩡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린다 해밀턴과 같을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트라우마를 이겨내며 마이어스에 대한 복수심과 딸과 손녀 딸을 지키겠다는 의지와 준비를 했던 캐릭터 치고는 강렬함이 덜 했다.
그러다 딱 한 번 이 영화 7점을 줄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 있었는데 "캐런"이 마이어스에게 한 방 먹이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에서는 와!! 이거지!!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너무 통쾌했던 장면이었다. 캐런이라는 캐릭터는 로리의 하나 뿐인 딸로 로리의 마이어스에 대한 강박적인 두려움으로 여러가지 생존 훈련을 시키며 키워가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신병자 엄마에게 학대 당하는 가엽은 소녀에 불과할 뿐이다. 결국 아동보호소에 맡겨지게 되고 성인이 된 후 간간히 친어머니인 로리와 인연을 이어가지만 엄마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 어린 소녀가 엄마에게 배웠던 모든 생존 스킬을 잊은채 마이어스 앞에서 쩔쩔매는 장면에서는 '아 진짜 그냥 죽어라.(이러면 안 되지만) 왜 저렇게 답답하냐.' 하던 순간 한 방 먹이는 장면에서는 '그래! 7점 주자. 짱이네. 이게 이 영화를 살린거야.'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정도로 통쾌했다. 글재주가 서툴러 뭔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어떤 장면인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젠더 갈등이나 젠더 문제로 이 영화를 다룰 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삼대인 여자 3명이 희대의 살인마인 마이어스를 제거했다는 점이 나름 고무적일 수도 있겠다. 여기서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는 다들 루저 아니면 바보 수준. 분위기 파악 못하는 바보 아빠, 여자친구 앞에서 바람피는 남자친구, 그 와중에 지 친구 여자친구를 넘보려는 바보, 살인마를 단순히 연구 욕심에서 날뛰게 만든 정신병자 정신과 의사 등등.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해보니 뭐... 그렇더라.
아무튼 통구이가 되어버린 마이어스는 자기 친누나를 살해하고 정신병원에서 탈출해 한 마을을 쑥대밭을 만들어 놓고나서도 몇 십년이 흐른 뒤에도 젊고 건장한 남자 쯤이야 한 발과 한 손으로 처리할 정도로 정정하고 기력도 좋다. 이게 뭐냐는 거다. 물론 영화에서는 대놓고 시대를 표현하는 장면은 없었지만 적어도 아이폰 4가 등장했을 시기라면 마이어스는 노인중에 완전 노인의 나이인데. 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고 무차별적으로 살인을 한다. 단순히 싸이코패스 살인마를 일반적인 인간으로 보는 내가 잘 못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뭐 총알 따위도 무시한다.) 앞으로 이 점에서 이후 시리즈 제작에서 나이 문제가 크지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죽었다. 적어도 영화 결말 상에서는 죽은 것으로 표현된다(시체가 등장하거나 시체가 사라졌다. 뭐 그런 장면은 없지만 그 불길속에서 살아남는다면 인간이 아님). 하지만 몇 년이 흐른 뒤에는 자연스럽게 다시 부활에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지 않을까. 로리를 찾아 다니며 말이다. 그것도 그런 것이 같은 감독이 <할로윈 킬스(Halloween Kills, 2020)>라는 영화를 제작했다. 뭐... 안 봐도 뻔하겠지만 부활한 마이어스가 아닌 다른 존재가 등장하지 않을까도 은근 기대되기도 한다.
'영화 > 4K,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힐즈 아이즈 2(The Hills Have Eyes II, 2007) (0) | 2020.04.19 |
---|---|
미녀와 야수(La Belle Et La Bete, Beauty And The Beast, 1946) (0) | 2020.04.16 |
저수지의 개들(Reservoir Dogs, 1992) (0) | 2020.04.12 |
인셉션(Inception, 2010) (0) | 2020.04.09 |
할로윈(Halloween, 1978) (0) | 2020.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