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결말이 아니길 바랐는데... 결국 그렇게 영화는 끝나는구나"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비엔나 호텔의 야간 배달부(Il Portiere Di Notte, The Night Porter, 1974)"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7점
-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편협할 수도 있음
- 주의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감독: 릴리아나 카바니
출연배우: 더크 보가드(맥시밀리언 알도퍼 역), 샬롯 램플링(루치아 아테르톤 역), 필립 르로이(클라우스 역), 가브리엘르 페르제티(한스 역)
장르: 드라마
사실 크라이테리온에서 출시한 작품들 중에서 멀쩡한이라는 표현은 그렇지만 평범한 영화가 과연 몇 편이나 있을까? 그동안 몇 편 보지 못한 나에게 있어서는 본 영화 죄다 평범한 영화는 없었다. 보고나면 기분이 영 이상해지는(기분이 좋거나 나쁘거나 단순한 감정이 아닌 여러 감정이 뒤섞여 복잡함), 편하지 못한 그런 영화가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파블로프 개가 된 것처럼 감독, 출연 배우, 줄거리를 모른다하더라도 크라이테리온 특유의 아트워크만 봐도 자동적으로 "아... 이번 작품도 진지하다 못해 기분이 복잡 미묘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가만 보니 미국 영화 몇 편이 가벼운 마음에 볼 수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스톡홀롬 신드롬이라고 봐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인물간 관계설정부터가 불편함이 느꼈졌다. 전직 나치친위대 장교출신이며 유태인 수용소에서 악명높은 고문과 살인을 일삼던 무리들이 종전 후 신분을 세탁하며 오스트리아에서 숨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철저하게 신분을 속이며 살아가는데, 친일을 일삼던 이들이 광복 후 떳떳하게 살아갔던 우리와 비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다 자신들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게 되면 가차없이 옛 실력을 발휘하여 쥐도 새도 모르게 처단한다. 그게 당시 동료였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뜻과 반하면 말이다. 우리의 주인공 막스 역시 신분을 숨기며 빈에 있는 호텔에서 지배인 생활을 하며 지내는데, 그런 그의 앞에 수용소에서 돌봐주던 그녀 루치아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957년의 비엔나. 비엔나에 모여 사는 나치 친위대 출신 장교들은 자신들의 죄상이 탄로나지 않도록 하기위해 나치 전범 기록문서나 증인을 찾아내 증거 인멸 작전을 펴고 있다. 유태인 수용소 의무관 출신으로 죄의식 때문에 햇빛을 볼 수 없어 야간 근무만 하는 맥스는 어느날 호텔에 투숙한 여자 손님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녀는 바로 수용소에서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고 보호했던 루치아였다. 지휘자인 남편의 연주여행에 따라온 루치아도 역시 맥스를 보자 심장이 멎는듯하다. 지옥과 같았던 수용소에서 자기를 보호하고 사랑해준 맥스는 곧 그녀에겐 구세주였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뒤에 남은 루치아는 맥스의 아파트로 가서 수십년만에 감격의 재회를 하다. 수용소의 여자 증인인 하나가 비엔나에 나타났다는 소문은 이미 퍼지고 있었다. 루치아를 알아본 증인은 수용소에서 주방일을 하던 마리오. 맥스는 친위대 그룹이 루치아의 존재를 알게 되면 당장에 해칠것 같아 마리오를 낚시터로 데리고 가서 물에 빠뜨려 죽게 한다. 과거의 친위대원들은 맥스에게 증인을 내놓으라고 위협을 한다. 그러나 맥스는 젊은 시절에 자신이 천사처럼 아꼈던 루치아를 목숨을 걸고 지키려 한다. 맥스는 호텔도 그만두고 루치아와 함께 아파트에 숨어산다. 하지만 친위대원들의 공작으로 먹을것은 물론 전기와 수도도 모두 끊겨버린다. 결국 은둔 생활에 한계를 느낀 맥스는 나치 장교복으로 갈아입고 루치아에게는 유태인 신부옷을 입혀 합께 다뉴브강 다리로 간다. 차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던 이들에게 몇발의 총성이 울리고 두 사람은 동시에 쓰러지고 만다.
KMDb -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줄거리에 뭐 결말이 다 나왔네.. 어쨌든 동료들은 그녀를 죽이라고 하고, 그는 사랑하던 그녀, 종전 후 살았는지 죽었는지 몰랐던 그녀를 위해서는 자신의 동료를 살해하고(그녀를 알아보 던 동료) 그녀를 위해서 현재의 삶을 버리고 목숨까지도 버릴 정도다. 그녀 또한 위에 언급했듯이 딱 스톡홀롬 신드롬이라 말하기는 그렇지만 하루에도 수십명이 죽어나가는 수용소에서 언제 죽을 지 모르는 PTSD 상황 속에서 그녀를 돌봐주던 막스에게로 더더욱 빠져들 게 된다. 잘 나가는 지휘자인 남편 조차 버릴 정도로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어떻다 저떻다 말하기는 좀 애매하다. 재미있기도 하면서도 지루했던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영화 초반 그녀를 지키기 위해 동료들을 속이려는 막스의 행동이나, 과거의 서로를 알던 그들이 현재 공개적으로 서로 아는 척할 수 없는 상황들, 그러다 감정에 못이겨 남편을 버리고, 직장을 버리고 이성의 끈을 놓던 부분은 좋았다. 그 뒤 내가 마치 집안에 갇혀 감시를 받게 된 막스와 루치아가 된 것처럼 지루함이 느껴질 정도로 루즈한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영화는 앞서서 언급했듯이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특히 그럴법한 사건을 소재를 다루고 있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할 수도... 2022년 현재도 전범과 나치부역자들을 심판하는 독일의 상황을 보면 영화의 시대 배경인 종전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는 그 시기에는 아마 영화와 같은 일들이 비일비재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아무튼 평점은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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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5.9
IMDB: 6.7
TMDB: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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