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대륙법의 나라. 그나저나 독일도 영화사에 굵직한 영화를 많이도 만들었던 나라구나."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크라이테리언 콜렉션의 "엠(M, 1931)"이다. 아마존에서 구입했고 한글자막은 지원하지 않는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9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감독: 프리츠 랑
출연배우: 피터 로어, 폴 켐프, 데오도르 루스
장르: 범죄, 드라마, 스릴러
생각지도 못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아마 그동안 얼마 보지 못했지만 내 개인적인 영화사에서 손에 꼽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이런 영화일거라는 생각도 못했던 터고 아무런 기대감 없이 단순히 193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과 혹시 무성영화이지 않을까? 하는 약간은 낯설음에서 오는 호기심과 불안감이 컸던 영화였는데, 왠걸 이 영화는 최고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영화다.
미국에는 IMDb가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운영하는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영화뿐만 아니라 전세계 영화의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있는데 그 사이트에서 하나 유용한 기능이 있는데 각종 영화 리스트가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죽기전에 꼭 봐야할 영화 1001편 등과 같은 리스트 말이다. 어쨌든 이 영화는 그런 리스트가 무려 5개나 존재한다. 일본 영화잡지인 키네마 준보가 선정한 <외국영화 All-Time Best 100>, 프랑스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영화 100선>, 한겨레 신문사가 영화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1994 한겨레 선정 세계 100대 영화>, 영국 영화잡지 엠파이어에서 선정한 <The 500 Greatest Movies of All Time> 끝으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 리스트에 올랐던 작품이다.
영화의 내용은 한 아동연쇄살인범(성범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독일의 한 마을에서 범인은 잡힐 커녕 언론사에서 자기 범죄의 정당성을 담은 편지를 보내며 공권력을 희롱한다. 그는 어린 아이들의 특성을 이용하여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이나 과자를 통해 유인 납치 살인까지 저지른다. 범인을 잡지 못하는 무능력한 공권력과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주민(국민)들로 장관은 경찰서장을 경찰서장은 경찰을 경찰들은 지역 주민들과 범죄자들이 자주 찾는 곳을 닥달한다. 이에 그런 곳에서 불법으로 수익을 얻던 범죄 조직들 조차도 경찰들과 마찬가지로 그 연쇄살인범을 잡으려고 안달이 나 있는 상황이다. 결국 오래가지 않아 범인인 프란츠 베커(페터 로레)는 범죄 조직들에게 잡히게 되고 그는 그들이 마련한 법정(비공식적이지만 그 조직에서는 베커의 변호사까지 선임해준다.)에서 어쩔수 없는 자신의 범죄에 대한 정당성(정신적인 문제로 자신조차도 통제를 할 수 없다는 문제)을 이야기 하지만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원성만 사게 되고 자체 판결에 따라 사형에 처하려던 순간 경찰들이 들이닥쳐 정당한 법정에서 처분을 받게 된다.(결국 공권력에 의해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사실 이게 1930년대 정확하게 1931년에 만들어진 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현재에 내놔도 아무런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록 세련된 영화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다뤄지는 문제들, 정신적인 문제로 연쇄살인을 저지른다거나 소아성애자로 어린아이를 노리는 범죄라든가 아무리 병신 또라이 미친놈이라 그런 병적인 문제로 감옥에서 정당한 판결을 받지 않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거나 그런 정신병으로 그의 죄가 감형된다는 어쩐지 상당히 불합리한 판결을 받는다 해도 그의 죄를 판단하고 집행할 곳은 헌법에서 인정한 법정이라는 것들 이런 것을 보면서 현대의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이 떠오르게 된다.
또 영화사적으로도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점에 헐리우드에서는 뮤지컬형식과 대사(목소리) 위주의 연극을 각색해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 영화는 각종 음향 효과를 통해 심리적인 효과 특히 이 영화에서는 스릴감이 넘치는 그런 잠재력을 노렸다는 것이다.(이 영화가 스릴러물의 아버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점이 아닐까?) 범인인 프란츠 베커가 희생자를 탐색하며 다가설때 그의 심리를 보여주는 또는 흥분된 상황을 보여주는 것중에 하나가 에드바르 그리그의 'Hall of the Mountain King'이라는 노래를 휘파람으로 분다는 것이다.(참고로 감독이 자신이 더빙한 것이라 한다.) 이런 인상적인 것들로 인해 짧은 내 영화시청목록에서 단연 손에 꼽을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옛날 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분들께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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