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잊고 지냈던 역사의 한 장."
- 이번 영화는 "1987(1987:When the Day Comes, 2017)"이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봤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9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감독: 장준환
출연배우: 김윤석(박차장 역), 하정우(공안부장 역), 유해진(한병용 역), 김태리(연희 역)
장르: 드라마
애국이라는 만능 주문을 걸고 아무렇지도 야만이 횡행하던 그 시절의 아픔은 이제는 시간이라는 약으로 아물어가고 있어 특별하게 언급이 되지 않으면 신경을 쓰지 않게 된 역사의 한 장이었던 1987년. 무엇이든 그냥 공으로 얻는 것은 없다라는 것을 잔인하게 일깨워 주듯 그날의 승리가 쟁취되기 까지 그 해에는 참 아픈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 그 아픔은 각본없는 드라마가 아닌 꼭 그러한 결말을 위해 희생양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마치 잘 짜여진 각본처럼 그 드라마의 결말은 정해져있다는 것을 보여주듯 1987년 그 해에는 모든 사건들이 극적이다.
아주 오래전 사람들은 많이 잊고 살 것이다. 벌써 30년 가까이 옛날의 이야기이니까. 참 진부한 표현이지만 너무 당연하고 흔해서 고마움을 모르는 산소처럼 이렇게 인터넷이든 길거리든 개소리를 자유롭게 지껄일 수 있게 된 것이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려가며 죽어갔던 그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유치하게 영화를 보고나서 잠시 잊고 지냈던 역사의 한 장을 새삼 기억하다보니 너무 감상적이게 된 것 같다. 어쨌든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였다. 의레 우리나라 역사에서 한 획을 그었던 사건이나 시대상을 그린 영화를 보다보면 신파적이거나 억지 감동을 이끌어내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함이 느껴졌지만 이 영화는 그나마 그런 면이 좀 적당히 적어서 당연한 것인데도 괜한 거부감이 들지않아 좋았다.(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영화이기 때문에 그런것이라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던 스물두 살 대학생이 사망한다.증거인멸을 위해 박처장(김윤석)의 주도 하에 경찰은 시신 화장을 요청하지만, 사망 당일 당직이었던 최검사(하정우)는 이를 거부하고 부검을 밀어붙인다.단순 쇼크사인 것처럼 거짓 발표를 이어가는 경찰. 그러나 현장에 남은 흔적들과 부검 소견은 고문에 의한 사망을 가리키고, 사건을 취재하던 윤기자(이희준)는 ‘물고문 도중 질식사’를 보도한다. 이에 박처장은 조반장(박희순)등 형사 둘만 구속시키며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
한편, 교도소에 수감된 조반장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은 이 사실을 수배 중인 재야인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조카인 연희(김태리)에게 위험한 부탁을 하게 되는데…
한 사람이 죽고, 모든 것이 변화하기 시작했다.모두가 뜨거웠던 1987년의 이야기. (출처 : KOFIC)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이 영화는 좀 특이한 면이있다. 보통 영화의 줄거리를 이끌어나가는 주연급 캐릭터들이 소수 등장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하다는 배우란 배우들은 엄청 많이 출연하지만 그 누구도 주인공이라고 할 수 없다. 마치 역사적인 그날의 주인공은 누구라 특정하지 않고 모든 국민들이 주인공이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영화와는 다른 점이 있어 뭐야? 선한 캐틱터인 공안부장역의 하정우를 중심으로 그날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어? 교정직노조를 결성하려다 해임당했다가 복직한 한병용(유해진)이라는 캐릭터로 영화의 후반부를 진행하는건가? 그것도 아니었다. 그나마 시대가 낳은 악마인 박처장(김윤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 같기 하다. 어쨌든 그런 면들이 일반적인 영화와는 달라 조금은 낯설었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적어도 나 어렸을적에는 1987년 있었던 일들에 대한 여러 다큐나 방송들이 많았기 때문일까?
요즘 미얀마에선 마치 1980년대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야만적인 일들이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다.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 그 뒤에 숨어 권력자들의 부역자 노릇을 하는 사람들과 국민의 피를 먹고 사는 윗대가리들. 실상 역사는 반복된다고들 한다. 그게 우리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하고 싶다. 끊임없는 세뇌와 체계적이고 시스템화된 우민화 교육, 거기다 공포라는 첨가물을 적절히 사용해 사상을 통제하는 나라가 아닌 이상 말이다.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미얀마에 부디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그런 사회가 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지금의 나라면 1987년의 그때와 지금의 미얀마의 자유를 위해 몸을 던질 수 있는 그런 용기가 있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 막상 상황에 처하면 또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그날의 그 자리와 지금 미얀마의 그 자리에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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