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의 카리스마와 품위가 전혀 느껴지지가 않는다. 느끼하고 희번덕한 눈빛만 보이는 드라큐라 백작님..."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드라큐라(Dracula, 1979)"다. 아마존에서 구입했고 한글자막은 지원하지 않는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5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존 바담
출연배우: 프랭크 란젤라(드라큐라 백작 역), 로렌스 올리비에(에이브러햄 반 헬싱 교수 역), 도널드 플레젠스(닥터 잭 시워드 역), 케이트 넬리건(루시 시워드 역)
장르: 공포, 로맨스
사골을 우리고 우리다 보니 이제 더 이상 우려지지가 않아 사골 맛이 나는 액상과 물을 섞어 파는 듯한 국밥집에서 사골국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드라큐라 백작 소재의 영화를 두루두루 섭렵했던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서 느껴지는 그런 맹맹한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역시 나에게 있어서 드라큐라는 게리 올드만이 출연하고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드라큐라(Bram Stoker's Dracula, 1992)>와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Interview With The Vampire: The Vampire Chronicles, 1994)>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엄밀히 따지면 드라큐라 백작과는 관련이 없다지만...
어쨌든 이 영화가 그렇게 크게 와 닿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드라큐라라는 캐릭터가 너무 너무 무미건조했다. 게리 올드만의 드라큐라백작의 카리스마와 위엄에서 느껴지는 대상의 초라함과 자발적 미천함을 느끼게 만드는 그것이 전혀 느껴지지가 않았다. 단지 허여멀건하고 느끼해 계속 마주 바라보기가 힘든 눈빛만 쏘아댄다고 없던 카리스마와 위엄고 존엄이 생기지는 않는다.(숱이 너무 많은 머리 때문에 방방 떠 보이는 헤어스타일에 흰머리를 좀 섞었으면 그나마 좀 낫지 않았을까?) 그런 거부감 때문인지 영화를 보면서도 드라큐라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긴장감이 생기기 보다는 빨리 좀 지나가라는 생각 뿐. 나에게 있어서 프랭크 란젤라표 드라큐라는 빵점이다.
오히려 노쇄하지만 냉철하고 논리적인 사고와 행동을 보여주는 반 헬싱 교수의 로렌스 올리비에의 연기가 더 몰입감을 주었다. 안타깝게도 백작에게 죽임을 당하지만 멍청한(실제 의사 자격을 소지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잭 시워드와 의욕만 앞서고 뛰어난 건 젊음에서 주는 힘밖에 없는 조나단 하커를 이끌어 백작의 음모를 저지시킨다. 그 분의 등장으로 이도 저도 아닌 또 하나의 드라큐라 소모품이 될 뻔한 영화를 살린 공로는 어느 정도 인정해줘야할 것 같다.
뭐 그래도 건질 건 있었으니 반 헬싱 교수 따님의 언데드 연기와 다짜고짜 바퀴벌레를 잡아 먹는 불쌍한 하인의 목을 꺽어버리는 무자비한 백작의 심성이었다. 티는 나지만 그래도 인상적이었던 기괴함이 느껴지던 특수효과였다. 참고로 이 영화는 1979년 제5회 새턴 어워즈 최우수 호러, 스릴러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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