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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해가 가질 않았던 부분(임신)은 영화에서 언급을 안해주네(도대체 다 큰 성인이 멍청이가 아니고서야)..."


- 이번 DVD 타이틀은 "M. 버터플라이(M. Butterfly, 1993)"다. 아마존에서 구입했고 한글자막은 지원하지 않는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8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
출연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갈리마드 역), 존 론(리링 역), 바바라 수코바, 애나벨 레벤톤
장르: 드라마, 로맨스


아 영화를 보고 한 방 먹은게 정말 얼마만인가. 반전이라는 게 사실 흔하디 흔한 장치라 요즘은 쉽게 간파할 수가 있었는데 이 영화는 한 방 먹었다. 

 

아니 좀 이상하다 싶긴했다. 리링이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중성적이어서 서양인이 생각하는 동양에대한 잘못된 선입견과 편견으로 그들이 원하는 동양 여인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사실 리링이 프랑스에서 간첩혐의로 잡히는 장면에서는 솔직히 적지않게 놀랐다. 아니 이 더러운 기분은 뭔가.... 그리고 갈리마드가 감옥에서 왜 자살을 선택하는지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철저하게 중국 공산당에게 놀아난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그 자괴감과 수치심은 흡사 내가 갈리마드가 된 것 마냥 나 또한 너무 괴로움이 느껴졌다. 

 

리링이라는 인물이 중국 공산당에 의해 서방 정보를 빼내오기 위한 정보원이라는 것은 영화를 보다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라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그의 정체가 여장 남자라는(존 론)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 중성적인 느낌의 여배우가 연기했겠거니 하며 네이버 영화 페이지와 IMDB에서 이 영화 출연배우들을 하나 하나 찾아봤지만 없었다. CG인가? 하면서도 아니 이렇게 자연스럽게 분장과 연기가 가능한가라는 놀라움에서 끝까지 그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DVD케이스에 제레미 아이언스, 존 론이라 당당하게 프린팅 되었기에 존 론이라는 배우는 메인 캐릭터인데 왜 등장하지를 않지? 이 생각만 계속했던 내 자신이 웃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갈리마드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해야하는 것 말이다. 다 큰 성인인데 임신이 어떻게 되는지를 정녕 몰랐던 것인가? 아무런 관계도 없이 "당신의 아이를 임신 했어요. 분명 아들일 거에요"라는 말을 끝까지 믿었을까? 거의 금치산자나 한정치산수준으로 어떻게 대사관 회계사로 근무를 했던 것인가. 당연히 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영화에서 어느 정도 설명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그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상황에서 관계를 맺을 때 실제 여자인 사람으로 바꿔치기 해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식으로) 영화에서는 그에 관해 아무런 설명도 없다.

 

어쩌면 나비부인에 푹빠져 흡사 나비부인이 환생한 것 같은 리링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밖에 없고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온갖 첩보기술을 전수받은 자에게 희롱당해 이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아무튼 상당히 슬픈 영화다. 진정으로 자기의 자신의 모든 것을 받칠 수 있는 어쩌면 성별만 다른 나와 사랑에 빠졌지만 그게 다 허구이자 허상이었고 그걸 깨달았을 때의 수치심과 자괴감은 누구에게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인가. 그(녀)를 만나고 나서 모든 것이 철저하게 부정당하고 실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면 그의 마지막 선택은 이해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크로넨버그가 이런 영화도 감독을 했다는 사실이 좀 놀라웠다. 이런 영화도 잘 만드는구나. 그리고 두 배우(제레미 아이언스와 존 론)의 연기는 정말 압도적이다. 특히 제레미 아이언스는 지난 영화 데드 링거에서도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주더니 이 영화에서도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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