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 간만에 너무 괜찮은 영화를 봤다. 영화의 마지막 아구의 장면은 여운이 길게 남는다."
- 이번 타이틀은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Beasts of No Nation, 2015)"이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9점
-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편협할 수도 있음
- 주의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감독: 캐리 조지 후쿠나
출연배우: 아브라함 아타(아구 역), 이드리스 엘바(사령관 역), 아마 에베브레세(어머니 역), 리처드 페플
장르: 드라마, 전쟁
내전에 휩싸인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에 소년이 산다. (이방인의 눈에 아프리카는 어디나 다 그럴 것만 같다) 내전의 와중에도 소년은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살고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이마지네이션 TV)로 또래 집단을 이끄는 장난꾸러기다. 그러나 전쟁의 냉혹함은 소년의 행복을 그냥 두지 않는다. 내전이 격해지자 엄마와 어린 동생들과 이별하고 마을은 쿠테타로 집권한 정부군과 반군 민병대의 전투에 휩쓸린다.총알은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다. 소년을 지키려던 아버지와 형이 소년의 눈앞에서 피 흘리며 죽는다. 겁에 질린 소년은 반군 민병대가 있는 숲으로 도망치고 민병대 사령관에게 잡혀 '전사'로 키워진다. 극적인 드라마따위는 없다. 오로지 냉혹한 현실뿐. 아구는 극단적 공포 속에서 신을 찾지만 신은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아이는 대답 없는 신 대신 엄마를 그리워 한다. 이 영화는 '헤어진 엄마를 찾는 한 아이의 성장기'라고 볼 수 있지만 그러나 아이는 끝내 엄마를 만나지 못한 채 영화가 끝나버린다. 다시 말하지만 '드라마'는 없다. 영화는 천진무구했던 소년 아구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수술대 위의 시체를 부검하듯 보여줄뿐이다.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전쟁의 광기'와 "모든 것은 변한다"는 변치 않는 진실이다. 전쟁의 광기 속에서 파노라마처럼 변하는 아구의 얼굴에 영화가 보여주려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출처 : 알라딘 DVD 판매정보)
KMDb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소년병에 대한 구체적으로 아프리카쪽에 소년병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뭐 내전이 일상인 동네이야기 때문에 많이 들어보긴했다. 그들의 비극적인 삶에 대해서 실상을 이야기 하는 뉴스라든가, 운 좋게 일상으로 되돌아온 그들의 회복을 위한 후원을 요청하는 자선단체의 광고말이다. 이 영화처럼(어쩌면 많이 순화시킨 것일 수도 있겠지만) 비극적이고 처절할 정도로 냉혹한 상황은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아구의 삶은 말 그대로 비극이다.
스트라이카와 아구 이 두 소년병이 겪게 되는 이 잔혹한 경험은 도대체 무엇때문인가. 신은 존재하는 가. 앞으로 닥쳐올 모든 일들은 하느님이 시련을 겪게 하는 것이니 꾹 참고 이겨내라는 아구의 아버지의 말은 유신론자의 신념이면서 혹독한 세상에 버려질 아들을 위한 작은 응원이다. 그들이 믿는 신이 과연 존재하는가. 도대체 어떤 보상을 주려고 이런 크나큰 시련을 주시는 건가.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이었다. 어쩌면 비극적인 세상에서 유일한 안식은 죽음이 아닐까.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그렇게 보였다. 그래도 영화의 마지막 아구의 장면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겠지? 그래서 그런지 여운이 상당히 깊게 남는다. 마치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400번의 구타(The 400 Blows, Les Quatre cents coups, 1959)> 마지막 도이넬이 끝없이 달리는 롱테이크 장면의 여운과도 같았다.
2020.02.15 - [영화/4K, 블루레이] - 400번의 구타(Les 400 Coups, The 400 Blows, 1959)
이 영화는 Uzodinma Iweala라는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다. 넷플릭스로 본 영환데, 이렇게 준수한 영화도 관여한 게 많았구나. 여담으로 아프리카 출신들이라서 그런가. 애고 어른이고 리듬감은 정말 쩐다. 그리고 아구의 연기는 정말 최고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덤으로 그의 유일한 친구였던 스트라이카까지...아무튼 최근 <서부 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Im Westen Nichts Neues, 2022)>라는 영화도 호평이고 수상도 많이 했던 간간히 찾아보면 괜찮은 영화가 많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그래도 엉망진창인 영화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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