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선 장면에서의 말도 안 되는 설정이 몰입도를 급감소 시켰다. 그 장면만이라도 없었다면..."
- 이번 타이틀은 "명량(Roaring Currents, 2014)"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7점
-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편협할 수도 있음
- 주의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감독: 김 한민
출연배우: 최민식(이순신 역), 류승룡(구루지마 역), 조진웅(와키자카 역), 김명곤(도도 역)
장르: 액션, 드라마
1597년 임진왜란 6년, 오랜 전쟁으로 인해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 무서운 속도로 한양으로 북상하는 왜군에 의해 국가존망의 위기에 처하자 누명을 쓰고 파면 당했던 이순신 장군(최민식)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된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전의를 상실한 병사와 두려움에 가득 찬 백성, 그리고 12척의 배 뿐. 마지막 희망이었던 거북선마저 불타고 잔혹한 성격과 뛰어난 지략을 지닌 용병 구루지마(류승룡)가 왜군 수장으로 나서자 조선은 더욱 술렁인다.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배가 속속 집결하고 압도적인 수의 열세에 모두가 패배를 직감하는 순간, 이순신 장군은 단 12척의 배를 이끌고 명량 바다를 향해 나서는데…! 12척의 조선 vs 330척의 왜군 역사를 바꾼 위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KMDb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누적관객 17,615,919명(다음영화 기준).
경이로운 숫자는 내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영화사상 최초이자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라는 것이다. 가장 관객을 많이 모았던 영화면서 지금와서 보면 이게 비현실적인 관객몰이가 가능했던 영화였는가?라는 회의감도 드는 영화다. 지금 영화판을 보자면 두번 다시 이런 기록을 갖는 영화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더이상 우리나라 관객들은 부화뇌동격이나 쉽게 끓어오르는 수준이 아니라는 현실을 최근에 무너져가고 있는 한국영화 시장에서 여실히 볼 수 있지 않은가. (참고로 2위는 16백만명이 본 극한직업이 3위는 14백만명이 본 신과 함께-죄와 벌, 4위는 3위와 비슷한 관람객수인 국제시장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1/3이 본 영화지만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이 영화를 보면서 과연 그럴만한 영화였는가 싶기도 하다. 물론 역사적인 사실, 그것도 승리의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기 때문에 정말 엉망진창의 영화가 아닌 이상 기본관객 몰이가 가능한 영화라는 것만큼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소재가 아니었다면 천만은 커녕 5백만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2편 격인 <한산: 용의 출현(Hansan: Rising Dragon, 2021)>은 반 토막이 났다.(오히려 평점은 한산이 더 좋은걸 보면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다면 천만관객은 모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명량해전까지는 볼만 했다. 허구적인 요소가(임준영이라는 캐릭터와 정씨 여인이라는 캐릭터의 장면들은 압권이다.) 영화에서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영화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척도가 되면서도 신뢰 문제나 몰입도와 연결되는데 이 영화에서는 위의 저 허구적인 캐릭터 때문에 급 우스워지는 상황이 연출된다. 한창 해전 중에 두 인물의 장면은 그동안 쌓아올렸던 몰입도나 호감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역할을 했다. 화폭선 장면인데 한창 전쟁 중인 상황과 엄청난 조류로 인해 파도소리로 제정신을 차리기 힘든 상황에서 마치 텔레파시라도 나누는 듯 뜻한 바 데로 상황을 해결한다. 과연 이 장면이 이 영화에서 과연 필요했던 장면이었나 싶다. 난 화폭선 장면을 뒤로 하고 영화를 대충보기 시작했다. 뭐 결말이 정해졌기 때문에 어떤 요소를 집어 넣더라도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나에게 있어서는 호감도와 흥미, 영화에 대한 몰입도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효과를 줬다.
7년 만에 돌아온 후속편 격인(시대적으로는 명량해전 전) 한산은 어떨지 모르겠다. 웃음거리로 전락해버린 우리나라 영화의 밈적인 요소가 포함된 여전한 영화인지, 아니면 육지에서 잇단 패전으로 사기가 떨어진 조선군에게 "승리"라는 단어가 비현실적이 않다는 것을 보여줬던 대첩이었다는 것을 제대로 녹여낸 영화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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