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칼 던지기가 단순히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행동인 줄 알았는 데 다 계획이 있었구나. 그나저나 이 영화 너무 웃기고 재미있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요짐보(用心棒, Yojimbo, 1961)"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9점
-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편협할 수도 있음
- 주의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출연배우: 미후네 토시로(쿠와바타케 산쥬로 역), 나카다이 타츠야(우노스케 역), 츠카사 요코(누이 역), 야마다 이스즈(오린 역)
장르: 시대극, 액션, 스릴러
일단 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에서 의심할 여지가 하나도 없었고 떠 미후네 토시로까지 출연하니 이 영화는 꼭 봐야할 영화가 되버렸다. 그러던 중 아마존에서 요짐보와 함께 세트박스로 팔길래 얼릉 구입하였고 이번에 보게 되었는데.. 너무 웃기고 재미있었다. 아니 좀 신기한 게 1960년대 감성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는 것이다. 소총도 아니고 권총이라니! 두 조직 사이에서 줄타기와 뒷통수 때리는 것도 무슨 코미디 영화 보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다.
서로 호위 무사로 채용하려는 두 집단 사이를 교묘하게 오가며 이들을 물리칠 기회를 엿본다. 결국 그는 두 집단과 싸움을 벌여 마을에 평화를 가져온 후 다시금 길을 떠난다.
구로사와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영화로 개봉 당시 최고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바람과 먼지가 소용돌이치는 마을 한 가운데로 주인공이 홀로 등장하는 첫 장면은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명장면 중 하나. 영화는 마을의 평화를 위협하는 두 집단의 갈등과 이를 해결하는 떠돌이 무사의 활약을 탄탄한 구성과 정밀하게 짜인 화면, 개성적인 인물, 망원렌즈 및 트래킹, 팬 등을 적절하게 활용한 유려한 촬영 등 다양한 영화적 요소를 동원해 흥미롭게 그려간다. 특히 칼이 사람을 벨 때 나는 효과음이 구로사와 감독이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기도 하다.
우연히 마을을 찾은 영웅이 마을의 갈등을 해결한 뒤 홀연히 떠난다는 이야기 구조나 한 마을에 한정된 공간 설정 등 영화는 조지 스티븐슨의 <셰인>(1953)과 프레드 진네만의 <하이눈>(1952) 같은 서부극의 구조를 일본의 시대극으로 고스란히 옮겨 놓고 있다. 흥미롭게도 서부극에서 영향을 받은 구로사와의 시대극들은 이후 서구 감독들에 의해 다시 인용되었는데, <라쇼몽> 역시 세르지오 레오네의 <황야의 무법자>나 월터 힐의 <라스트 맨 스탠딩> 등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KMDb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사실 요짐보라는 단어 자체를 잘 알지 못했던 상황에서(단순히 역사적 인물의 이름이거나 무사의 한 종류를 일컫는 것이지 않을까 추측을 했을 뿐이다.) 이 영화를 봤을 때 왜 산주로(미후네 토시로)를 요짐보 요짐보라 일컬었는지 자세하게는 알지 못했다. 이 참에 알아보니 일본 속어라 한다. 자물쇠가 없던 시절 문단속을 하던 빗장을 일컬었던 것이 문단속에서 신변보호라는 의미가 확장되어 원래 의미는 더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후 호신용으로 준비해 둔 몽둥이를 일컷다가 명목상 경호원이지만 용역깡패(나무위키 표현을 빌리자면)라는 의미로 변했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도 산주로의 실력을 보고 두 조직이 산주로를 모시려고 경쟁하는 것을 보면 그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거리도 줄거리지만 역시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만의 특유의 느낌이 이 영화에서도 물씬 느낄 수가 있는 점도 좋았다. 위 줄거리 및 영화에 대한 설명을 보더라도 "바람과 먼지가 소용돌이치는 마을 한 가운데로 주인공이 홀로 등장하는 첫 장면은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명장면 중 하나"라고 언급하듯 이 당시의 다른 영화에서(일본) 그런 느낌을 내는 영화가 얼마나 있을까? 언제나 언급하지만 이 당시 일본에서는 무슨일이 있었기에 이런 영화들이 그렇게도 쉽지 않게 만들어진 것일까? 단순히 구로사와 아키라라는 감독 하나의 존재 때문이라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분위기 자체가 다르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가 과연 일제시대와 6.25.전쟁이라는 아픔을 겪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물론 그 시대 우리나라에도 좋은 영화들이 있다. 난 그냥 아무런 의미없는 짓거리지만 대체역사가 존재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튼 여러모로 평은 좋다. 당연히 영화 지금 봐도 전혀 낯설지 않은 재미가 있다. 추천하는 영화 중에 하나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2010년 7월에 정식개봉한 것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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