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길을 걷기 시작했다. 의주길을 완주한 후 이제 영남길을 걷고 있는데 1코스부터 걷기보단 거꾸로 마지막 코스부터 걸어 서울방향으로 걸으려고 한다. 어쨌든 10코스 걷기 전에 대중교통 편을 좀 알아봤는데 한방에 가는 건 당연히 없고 일죽면에 들렀다가 어재현 장군 생가로 가는 방법뿐이다. 문제는 일죽에서 어재현 장군 생가로 가는 버스가 드물다는 거. 그래서 자차로 일단 일죽면에 가서 택시로 탔다.
어쨌든 각설하고 10코스 마무리하고 사전에 알아 본 중식당인 이 성우반점을 갔다. 간단하게 휴무일은 언제고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영업하고 혹시 재료 준비 시간이 있는 지를 알아 봤는데, 정보가 너무 희박했다. 그래서 일단 영업을 안 할 경우를 대비 해 만두집을 알아 놓긴 했다. 식당 방문은 금요일 오후 3시 좀 안 된 시간이었고 다행이 영업중이었다. 손님은 나 혼자 였다만 그래도 영업은 하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여기 중식점을 선택한 건 엄청난 비주얼의 고기짬뽕 때문이었다. 메뉴도 일반 중식당처럼 식사부, 요리부가 있어 온갖 종류를 파는 곳이 아니고 순전히 짜장면과 짬뽕이 다 였다. 그 흔한 탕수육도 없다. 이런 점이 여기는 꼭 가봐야 하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드디어 방문했다.
식당 간판이다.
평일이라 그런건지 한가하다. 출입문에 적혀 있는 저 메뉴가 이 중식당에서 팔고 있는 음식들이다.(다른 메뉴는 없다.)
식당 메뉴판.
정말 깔끔하다. 오히려 이래서 나도 모르게 뭔가에 끌려 이 식당을 선택한 거 같다.
짜장면, 짬뽕 두 주력 메뉴에 짬뽕은 해물과 고기로 나뉘어 있고 "고기+해물"이 마치 시그니처 메뉴다 라고 보여 주는 듯 가격이 다르다.
고기짬뽕의 비주얼로 여기를 오게 된 거지만 난 고기짬뽕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메뉴 고르는데 좀 고민이 되었는데 고기+해물로 주문하면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선택이 아닐까 싶어 "고기+해물"로 주문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식당에 들어 간 거라 나밖에 없었다.
좌식과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고 난 신발 벗기도 귀찮아 테이블에 앉았다.
물 마시면서 음식 나오기전까지 기다리다 이거 저거 보다 발견한거.
식사가능시간은 11시부터다. 영업 종료시간은 별도로 없다(재료 소진 여부에 따라 그날 그날 달라지는 듯).
또 휴무일이 언제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단무지와 양파. 춘장은 살짝 볶은 느낌이 났다.
드디어 나온 고기+해물 짬뽕.
와 진짜 미쳤다. 양이 엄청나다.
건더기는 건더기 대로 많고 면도 아래 깔려 있는게 이거 더블 곱빼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고기와 해물이 그리고 야채가 한 데 어우러져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선사해준다.
면은 면대로 탄력이 있어 좋았고(기계면이겠지만) 국물은 짬뽕치고 담백하면서 진한 약간 부조화스러우면서도 맛났다.
이건 아마 해물과 고기가 같이 들어가서 그런거 같다. 그래도 건더기와 더불어 국물맛이 끝내주긴 하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건더기의 양 때문에 국물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든다는 거.
각종 야채와 해물들, 그리고 그 어떤 고기짬뽕집보다 많은 고기양에 압도되서 열심히 먹었다.
특이하게 여기는 흔한 홍합이 아닌 가리비살을 해물 재료로 넣는다.
이게 먹다보면 생각보다 감칠 맛이 나서 상당히 괜찮다. 그리고 대왕오징어가 아닌 오징어가 들어가고
고기는 고기대로 잡내없이 살코기만으로 채워져 느낌함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단, 양으로 승부하기 때문에 계속 먹다보면 어쩔수는 없다.)
열심히 먹었는데도 반 이상이 남았다. 그래도 더 먹을 수가 있었다.
건더기를 계속 먹다 목이 막히면 국물 먹으면 되고 이거 만큼 짬뽕에 진심인게 어디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지극히 주관적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많은 양으로(고기로 인한 거겠지만) 2/3 정도 먹으면 약간 물린다는 느낌이 온다.
이건 뭐 음식맛이나 기타 재료 때문이라기보단 양 때문인데 양을 좀 조절하면 낫지않을까 싶었다.
근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기+해물이 아닌 그냥 고기나 해물짬뽕을 주문했다면 애초에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겠지?
그래서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좀 아쉬운점이 크다. 차라리 해물이나 고기 단독으로 주문해서 먹어볼 껄.
지금 글 올리는 중에도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던 곳이라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일죽이라는 동네가 내게는 완전 낯선 동네고 연고가 전혀 없는 곳이기 때문에 언제 다시 올 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단독으로 한번 주문해봐야겠다. 일죽을 찾는 사람이라면 여기 꼭 가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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