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 1963을 먹어 봤다. 인스타그램 광고로 많이 접해 봤지만 실제 어떤 맛일까 너무 궁금했던 라면이다.
과연 우지파동 전의 라면 계의 최강자였던 삼양이 자존심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 그 당시 라면 맛을 느껴볼 수 있는 추억을 선물해 줄지 너무 궁금했다.

“무죄 판결을 받은 라면이 돌아옵니다.” “삼양의 창업 정신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상징이며, 명예의 복원이자 진심의 귀환입니다.” — 삼양식품 공식 브랜드 스토리 중
“우지는 삼양라면에 있어 튀김유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헤리티지입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브랜드 페이지
공식 홈의 홍보 문구를 보면 정말 결의에 찬 삼양식품을 볼 수 있다.(이 라면 출시일이 2025년 11월 3일이라고 하는데, 이 날짜는 1989년 우지 파동이 발생했던 날로부터 정확히 36년이 되는 날이다.) 헤리티지 급으로 라면을 홍보 하는 데 정말 그럴까?
아무튼 1989년 '우지 파동' 이후 사라졌던 소기름(우지) 유탕 방식을 36년 만에 부활시킨 제품이며 삼양라면의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프리미엄 전략 모델로 출시된 라면이다.
우지 파동이란 공업용 우지로 라면을 튀긴다라는 익명의 투서로 시작된 사건으로 라면계의 부동의 1위였던 삼양은 이미지는 그 사건으로 나락으로 갔으며(무려 8년만의 법정 공방 끝에 1997년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음) 그로부터 소기름이 아닌 팜유로 라면을 튀기는 결정적 계기가 된 사건이다. 팜유를 사용한 대표적인 기업이 농심이었는데 시장의 판도는 농심으로 기울게 되고 삼양은 아직도 후순위에 머물게 되고 만다.(불닭 시리즈로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농심이나 오뚜기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패키지 디자인


패키지 디자인을 보면 기존 삼양라면의 주황색에서 벗어나, 흰색 바탕에 금색 한자 로고를 배치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이며, 프리미엄 라인업임을 보여준다. 1963년 출시 당시의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디자인한거 같은데 헤리티지 계승과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 면과 스프



면은 우지(소기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혼합유를 사용해 면을 튀겼다고 한다. 스프는 액상스프(개인적으로 불호하는 스타일)와 후첨분말/후레이크 이렇게 2개가 들어있다.
★ 삼양 1963 원재료명
- 면: 소맥분(호주산, 미국산), 골든블렌드오일{정제우지(호주산), 팜유(말레이시아산)}, 감자전분(외국산:독일산, 덴마크산, 프랑스산 등), 변성전분, 정제소금, 미감에스유, 난각칼슘, 양파엑기스, 면류첨가알칼리제(탄산칼륨, 탄산나트륨, 제이인산나트륨), 구아검, 토코페롤WS, 혼합제제(알긴산프로필렌글리콜, 펙틴), 녹차풍미유, 스프플레이버, 비타민B2, 구연산.
- 액상스프: 정제수, 감칠맛베이스, 표고버섯엑기스, 정제소금, 비프추출분말, 치킨향분말, 건무분, 대두유, 마늘분말, 양파, 삼양간장본, 당류가공품, 마늘, 비프향분말, 사골풍미분, 양파분, 정백당, 흑후추분말, 고춧가루, 변성전분, 가쓰오엑기스분말, 간장분말, 멸치엑기스분말, 지미강화베이스분말, 치킨우마미향분말, 풍미베이스분말, 파프리카추출색소, 대파즙분말, 향미증진제1, 혼합제제(말토덱스트린, 카라멜색소III), 탈색칠리추출물, 향미증진제2, 유산균발효분말, 녹차풍미유.
- 후첨분말후레이크: 대파즙분말, 로스팅마늘분말, 볶음양파분말, 사골풍미분, 치킨향분말, 동결건조단배추, 동결건조대파, 야채보일링베이스, 진한맛베이스, 건조링홍고추후레이크, 전란분, 결정셀룰로오스, 복합조미식품, 혼합야채엑기스분말, 향료(대파향), 청양고추추출물분말.
★ 삼양1963만의 조리법
- 끓는 물 500 mL에 면과 액상스프를 넣고 4분 간 끓여주세요.
- 불을 완전히 끈 후, 후첨분말|후레이크를 넣고 잘 저어서 섞어주세요.
- 삼양1963의 깊고 진한 맛을 즐겨주세요.

참고로 후첨분말, 후레이크 스프는 이렇게 생겨먹었다. 일단 눈에 띄는 건 사리곰탕면 스타일의 스프와 말린 대파다.

후첨스프까지 넣은 조리된 라면의 모습


이제 먹어보자.
★개인적인 시식 소감: 맛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우지 파동 전의 라면 맛이 전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단순히 라면하면 삼양라면, 삼양라면이 최고라는 기억만 남음) 당시의 맛을 현대적으로 살렸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직접 조리해 본 삼양 1963은 확실히 특징이 뚜렷한 라면이었다.
우선 국물은 살짝 걸쭉한 느낌이 감돌아 입안에 착 감기는 맛이 있다. 최근 나오는 자극적인 라면들과 달리, 매운맛이 지나치게 공격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매콤해서 개인적으로는 그 균형감이 꽤 좋았다.
하지만 냉정하게 시장의 관점에서 본다면 고민이 생긴다. 요즘 라면 시장은 종류가 너무나도 많고 선택의 폭이 방대하다. 이 라면이 훌륭한 건 맞지만, "이제부터 무조건 이 라면에만 미쳐서 이것만 먹어야지" 하는 강력한 한 방의 매력까지는 조금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과거 '열라면'이 일으켰던 센세이션을 기억하시는지? "신라면이 이상하게 맛이 없어졌다. 우연히 열라면을 먹어보니 정말 맛있어서 평생 이것만 먹겠다"는 커뮤니티 글이 입소문을 타고, 누구도 생각지 못한 '순두부 열라면' 같은 변칙적인 조리법이 호기심을 자극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그런 '결정적인 계기' 말이다.
삼양 1963이 과거의 부흥을 완전히 되찾으려면, 단순히 "맛있는 라면"을 넘어 대중의 호기심을 폭발시킬 수 있는 강력한 트리거가 필요해 보인다.
★ 총평
그렇다고 이 라면이 특징 없는 평범한 맛이라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분명히 맛은 있다. 묵직한 바디감과 고소한 면발의 조화는 프리미엄 라면으로서의 이름값을 충분히 한다.
삼양의 역사를 기억하는 분들이나, 가볍지 않은 깊은 국물 맛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 보시길 추천한다. 과연 이 제품이 제2의 '순두부 열라면' 같은 신드롬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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