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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소재로 한 일반적인 영화에서 항상 다루는 그런 클리셰가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 이번 영화는 "황혼의 사무라이(たそがれ清兵衛, The Twilight Samurai, 2002)"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8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감독: 야마다 요지
출연배우: 사나다 히로유키, 미야자와 리에, 코바야시 넨지, 오스기 렌
장르: 액션, 드라마

 

막부 말기의 작은 마을. 이구치 세이베이는 가난한 하위 무사이다. 그는 아내를 일찍 잃고 어린 두 딸과 병든 노모를 모시고 어려운 생활을 꾸려 나가느라, 일과가 끝나면 동료들과의 술자리도 마다하고 집으로 향한다. 그런 그를 두고 동료들은, 해가 지면 곧장 집으로 직행한다고 해서 '황혼의 세이베이'라고 부르며 놀린다.

어느 날, 일을 마치고 귀가한 세이베이는 집에 토모에가 와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토모에는 세이베이의 친구인 이이누마의 여동생으로 남편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이혼을 하고 친청 집에 와 있던 터였다. 오랜 만에 방문한 토모에는 세이베이의 두 딸과 놀아주고 노모를 돌봐주며 집 안을 훈훈하게 한다. 그 날 밤, 세이베이는 토모에를 집까지 마중하다가 그녀의 전남편이 행패를 부리고 있는 것을 보게 되고 그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둘은 정식으로 결투를 하기로 한다. 냇가에 마주선 그들. 싸움이 시작되고, 세이베이는 검날을 세워 달려드는 상대를 목검으로 간단히 제압해 버리고 이 일은 삽시간에 온마을에 소문이 나게 된다.

그 무렵 오랜 갈등 끝에 번주의 후계자가 결정이 되는데, 세이베이는 마을로부터 후계자의 반대파인 칼잡이 '요고'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살생을 원치 않는 세이베이는 명령을 거부하지만 끝내 어쩔 수 없이 임무를 맡고야 만다. 떠나는 날, 토모에를 급히 부른 그는 사무라이로서의 예를 차리는 치장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사정을 알게 된 토모에는 안타까운 마음을 누르며 정성을 담은 손길로 치장을 도와주고, 세이베이는 드디어 오랫동안 숨겨온 그녀에 대한 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세이베이는 목숨을 건 결투로 향해야 하기에 두 사람의 애틋함과 안타까움은 더해간다. 꼭 살아서 돌아오라는 토모에의 간절한 바람을 뒤로 하고 세이베이는 드디어 일생 일대의 결투를 향해 나아간다.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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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런것만은 아니지만 사무라이를 소재로 한 몇 편의 영화를 보고 깨달은 바가 있으니... 그들은 결과가 어떻든 사무라이라는 소명의식 때문인지 끝에는 꼭 죽음으로 끝난다. 그게 자살이든 타살이든, 그들에게는 크고 화려한 행복과 부귀도 아닌 작고 소중한 행복 조차도 사치스러운 것인지 잘 모르겠다만 왜 그런것일까? 뭐 사무라이 소재의 영화를 전부 본 것은 아니라 일반화시키는 오류를 범하는 것인가 생각도 들지만 일단 내가 본 영화의 8할은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는 살짝 불안불안하게도 그럴 것처럼 보이다가도 이구치의 입장에선 가장 행복한 결말을 맞는 것으로 끝이 난다. 비록 영주의 명을 받들어 우여곡절 끝에 임무를 완수하고나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인의 마음을 확인하고 두딸과 병든 노모를 모시게 된 후 3년 만에 목숨을 잃게 되지만 그래도 짧지만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냈으니 나름 해피엔딩이 아니겠는가.(이전에 봤던 어떤 영화는 어려운 환경에 애지중지 잘 키운 딸을 유력 가문에 시집을 보내고 자신을 사랑했던 한 여인의 사랑 마져도 매몰차게 거절하고 전 주인의 명에 따라 할복을 하는 사무라이도 있었다.)

 

영화는 크게 화려한 액션이나 영주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암투가 벌어지는 그런 스릴감이 있는 영화는 아니다. 일본식의 정적인 드라마 스타일의 영화인데, 그래도 같은 분위기의 현대물처럼 보기에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런 장르의 영화임에도 생각보다 재미있게 본 영화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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