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고 걷고 먹으러 다니고

하나회 척결이 어쩌면 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데 첫 단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 이번 타이틀은 "서울의 봄(12.12: THE DAY, 2023)"이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8점
•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편협할 수도 있음
• 부주의하게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역사적인 사실이라 뭐 스포랄게 없을 듯)

감독: 김성수

출연배우: 황정민(전두광 역) 정우성(이태신 역), 이성민(참모총장 정상호 역), 박해준(9사단장 노태건 역)

장르: 드라마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 군사반란 발생
그날,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뀌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10월 26일 이후, 서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 것도 잠시
12월 12일, 보안사령관 전두광이 반란을 일으키고 군내 사조직을 총동원하여 최전선의 전방부대까지 서울로 불러들인다.

권력에 눈이 먼 전두광의 반란군과 이에 맞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비롯한 진압군 사이 일촉즉발의 9시간이 흘러 가는데…

목숨을 건 두 세력의 팽팽한 대립
오늘 밤, 대한민국 수도에서 가장 치열한 전쟁이 펼쳐진다! (출처 : 보도자료)

KMDb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워낙 유명했던 영화. 고사직전의 한국 영화계에서 어쩌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영화가 아닐까 싶다.(진지하게 이야기 하자면 부활까진 아닌듯) 천만 관객 영화가 흔하던 우리나라 영화판이 점점 매너리즘에 빠지더니 제작비를 건지는 것만도 감지덕지인 영화가 천지가 되버린 시기에 혜성처럼 이 영화가 등장했다. 암울했던 현대사를 아수라로 유명한 김성수 감독이 아수라에서 마찬가지로 황정민(전두광)과 정우성(이태신)과 함께 말이다. 총 관객 13,127,637명의 성적은 정말 얼마만인가. 박정희가 죽은 그해 1979년 12.12. 군사반란 사건을 다룬 영화. 제대로 봅시다. 1970년대 후반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2023.09.30 - [영화/다운로드, 스트리밍] - 아수라(Asura : The City of Madness, 阿修羅, 2016) 왜 판타지 같지가 않지?

12.12.사태는 뭐 우리나라 사람이면야 모를 수가 없는 역사적인 사실이다. 박정희가 암살당하고 계엄령이 선포된 그 해 "성공한 구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라는 희대의 논리가(통치행위는 고도로 정치성을 뛰기 때문에 사법부의 법률적 판단이 적절하지 않다라는 이유도 있다만 분단국가에서 전방 사단을 구데타 부대로 이용해 먹었던 것을 통치행위로 봐야할 근거가 있을까. 내란전복감인데) 1995년 전국민의 뒷통수를 강하게 강타했던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두 절친은 손잡고 감방에 가게되긴 했지만 긴 시간 동안 두 인물들은 대통령과 비자금으로 떵떵 거리며 살다가 자연사하게 되는 참 너무 현실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그나마 노태건(영화 캐릭터명으로 부르겠다.)은 말년에 과오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아들을 통해) 전두광은 끝까지 그런게 없었다는 게 영화처럼 현실에서도 빡치게 만든다.

적어도 두 인물 만큼은 누구인지 알수 있게 한 자만 바꿔 노태건, 전두광(이건 진짜 이름 잘 만들었다. 외모와 매치가 찰떡이네)으로 영화를 이끌어 나간 게 감독의 나름 센스인거 같다. 그래도 좀 아쉬운 게 진압군으로 등장해 참 군인의 표본을 보여줬던 인물들도 적당히 유추할 수 있게 해주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솔직히 군대를 다녀온 입장에서 영화를 보면 정말 다른 의미에서 울화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원해서 군대를 온 직업 군인도 아닌 상황에서 온갖 부조리와 폭력에 시달리는 일개 병사들이 무의미한 희생을 치르게 만든 두광이와 그의 동조자들을 보자니 어찌 화가 안 나겠는가. 그야말로 개죽음이지. 그나마 진정한 참군인의 모습을 보여준 몇몇 실존 인물들로 인해 위안이 되긴했다.

지금 시대에 군사반란을 일으키겠다는 미친 생각을 갖고 있는 지휘관이 있어 아무리 구데타를 벌이려고 일을 꾸밀려고 해도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선 서울 도심지의 상황(교통량)과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이 대표적인 방해물이라고 하며, 설사 그 상황을 이겨내고 부대 이동을 하게 된다면 바로 들통이 날 수밖에 없는 시대라고 한다.(대표적으로 기술 발달이겠지). 설사 그런 조건이 아니더라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군사반란이 필요한 나라가 아니다.

간만에 본 영화라서 좀 편한 마음에 보려고 했었는데 딱히 그렇지 못했다. 

김성수 감독의 필모를 차근 차근 찾아봐야겠다. 뭐... 여러 의미에서 기분 나쁨을 선사해주는 영화들이지만 그래도 볼 수밖에 없는 영화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