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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이란 영화. 역시 중동에서 이름난 영화강국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네... 체리향기보단 흙먼지향기가 더 잘 어울릴 것만 같은 영화였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크라이테리언 콜렉션의 "체리 향기(The Taste Of Cherry, Ta'm E Guilass, 1997)"다.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9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출연배우: 호마윤 엘샤드(하디 역), 아브돌라만 바그헤리(노인 역)
장르: 드라마, 실험


이란 영화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알고 있는 건 상당히 저력있는 작품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 정도는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이란의 무슨 무슨 영화가 상을 받았다는 등 수상 소식을 자주 접했기 때문이다. 칸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다거나 우리나라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선정되었다든가 등 이란 영화가 언급되는 상황을 많이 접했지만 그동안 보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게 된 영화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Khane-ye Doust Kodjast?, Where Is The Friend's Home?, 1987)> 로 유명한 바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체리향기였다. 근데 왜 제목이 체리향기일까? 제목으로 유추하고 상상하면 체리나무가 있는 배경이어야 하는데 실재 영화는 그런 분위기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져있다. 흙먼지가 가득한 메마른 황무지 한 가운이고 그 흔한 배경 음악이라곤 전혀 들을 수 없다.(하물며, 이슬람국가의 기도시간에 들려오는 기도문 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은) 

 

솔직히 말하자면 이 영화 러닝타임이 그리 길지 않은 영화임에도(1시간 35분)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뭐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동안 내가 봐왔던 여타 다른 영화와는 아주 다른 느낌도 그랬고 주제 또한 가볍지 않아 그런가 살짝 지루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 차량을 몰고 임무를 맡길 사람을 찾는 장면에서는 다른 배경보단 자동차 안의 바디의 모습이 차지하는 시퀀스가 생각보다 너무 길었다. 왜 일꾼을 구하는지 왜 남에게 오해를 살만한 일을 하는지 이유는 모르는채 그렇게 영화는 진행이 된다. 어느 어리숙한 소년병에게 자기의 부탁을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는 모종의 이유로 자살을 결심하게 되고 그 방법은 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구덩이에 들어가 눕는 방법이다. 그가 고용한 사람은 다음날 구덩이가 있는 장소로와 그의 이름 "바디"씨 "바디"씨 두번을 부르고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구덩이를 메꾸면 되고 그가 반응을 하면 구덩이에서 그를 꺼내주면 한 군인의 6개월치 급여보다 더 많은 보수를 주기로 한다.

한 남자가 자동차를 몰고 황량한 벌판을 달려간다. 그는 지나치는 사람들을 눈여겨보며 자신의 차에 동승할 사람을 찾는다. 그가 찾고 있는 사람은 수면제를 먹고 누운 자신의 위로 흙을 덮어줄 사람.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는 그의 간절한 부탁에도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앳된 얼굴의 군인도, 온화한 미소의 신학도도 죽음이란 단어 앞에선 단호하게 외면할 뿐인데, 드디어 한 노인이 그의 제안을 수락한다.

 

하지만 그 단순한 임무임에도 그 누구도 그의 제안을 수락하려들지 않는다. 어린 소년 군인은 잔뜩 겁에 질려 그 장소에서 도망가고 휴가를 맞아 친구를 찾아온 한 젊은 신학자는 종교적인 이유든 현실적인 이유든 그의 제안을 뿌리친다. 종교적인 문제를 언급하자면 이슬람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종교에서는 자살은 신에게 대적하는 행위와도 비슷하기 때문에 금기시 되며, 그 행위를 돕거나 방조하는 것 조차도 큰 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또 도덕적인, 현실적인 문제에서도 누구나 쉽게 그의 제안을 수락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그를 돕겠다는 한 박제사 노인을 만나게 된다. 그는 그의 젊었을 적 경험을 바디에게 이야기하며, 그의 마음을 바꿔보려하지만 쉽지는 않다.(결국 영화 말미에선 구덩이에 드러눕는 장면으로 끝이나지만 열린 결말이라 생각하겠다. 그래야 이 영화에 대한 감흥이 남달리 남을 테니까.)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렇게 궁금했던 이 영화의 제목 "체리향기"다.

 

자신도 결혼을 한 후 얼마 안있다가 자살을 시도했으며, 그 자살을 시도한 곳이 바로 체리나무였다. 하지만 자살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쉽지가 않았다. 밧줄을 들고 체리나무에가 어떻게든 밧줄을 걸어보려 하지만 번번히 실패를 하게되고 결국은 나무위로 올라가 고군분투를 하였지만 어느덧 동이 트면서 주위 가득한 체리향기에 취해 자기도 모르게 체리를 따먹게 되고 자살시도를 그만두고 집으로 그 체리나무의 체리를 한 가득 담아 왔다고.. 그 체리는 그의 가족들이 아주 흡족하게 먹을 수 있었다고 말이다. 여기서 그 체리는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그 박제사 노인에게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해준 또 다른 이유가 된 것이다. 이런 마음을 바디에게도 이야기해주지만 영화에서는 과연 마음이 바뀌었는지 안바뀌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래도 흐름상은 마음을 바꾼듯이 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생각보다 보기 쉽지 않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진득하니 마음을 다잡고 본다면 이 영화를 보기 전과 본 후의 그 감정과 느낌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깨닫게 될 것이다. 여운이 남는 영화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도... 문득 이런 영화를 만들어 내는 이란이라는 나라에 처한 현실이 상당히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다. 당장이라도 전쟁이 벌어진다 해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 그 나라에게 대적을 한다는 것은 힘이 있는 소수 국가가 아닌 이상 자살행위와도 다른 없는 현실에서 제발 전쟁은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이다. 영화 때문만이 아닌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고단해 보이지만 행복해 보이는 아이의 눈망울과 어른들의 모습들이 상당히 착잡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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