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 원작자 정도는 알고 봤어야 하는 생각도 든다."
- 이번 영화는 "버닝(BURNING, 2018)"이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봤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8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감독: 이창동
출연배우: 유아인(종수 역), 스티븐 연(벤 역), 전종서(해미 역), 김수경(연주 역)
장르: 미스터리
먼저 이 영화를 보고 느꼈던 점 크게 5가지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1. 원작자가 무라카미 하루키였다. 그의 단편소설인 "헛간 태우기"(이 영화에서는 비닐하우스겠고 그게 바로 해미겠지)를 영화한 것이다.
2.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이 번으로 두 편째이다. 사실 영화 두 편밖에 못 본상황에서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을 수도 있겠지만 결론은 불편함이다.
3. 유아인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새삼 놀라움을 느꼈다. 그리고 스티븐 연이라는 배우도 이 영화를 통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된다.
4. 영화를 보고 느낀점은 중2병 환자들의 현실에 대한 방황과 망가진 인생에 대한 한풀이, 권태다.
5. 결론적으로 암울함과 불편함이라는 리얼리즘의 거장 이창동 감독과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중2병 환자 전문가이자 성적인 입장에서 여자라는 존재에 기괴한 환상을 갖고 작가의 의미있는 콜라보레이션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지난번 밀양에 이어 두 번째로 본 이창동 감독의 작품. 한때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평점 테러를 심하게 받았던 영화였고(그나마 최근들어서 정상화 되었다.)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과 수상을 했던 영화인 버닝. 새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정말 나와는 맞지가 않는구나. 아니 내가 그의 작품을 제대로 즐기고 느끼며 따라갈 만한 능력이 안 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이상하게 기분은 조금 더럽지만 다음 영화가 상당히 궁금하게 만드는 묘한 능력과 마력이 있는 영화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원작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에 실린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라는 작품이었다. 인트로에 투자에 NHK가 보이기에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알고보니 그런 연유였던 것이다. 신간 작품을 낼 때마다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엄청난 계약금을 걸고 그의 작품을 따내려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그 어떤 외국작가 아니 국내 작가보다 인기가 대단하다는 작가다. 그런데 어쩌나, 나는 그의 작품이 전세계적으로 열풍이 불 정도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또한 개인적인 느낌과 감정이겠지만 그가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유명한 작가가 된 이유를 솔직히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그의 작품을 읽어봤을 때는 여성에 대한 기괴한 판타지로 기괴한 감정 소모를 겪고 배설하는 것 밖으로는 보이질 않는다. 만약에 이 영화의 원작이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이었다면 아... 화나게도 알고났더라도 이 영화 거르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떨까 궁금해서 오히려 더 찾아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제 진실을 얘기해봐"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는 배달을 갔다가 어릴 적 같은 동네에서 살았던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서 아프리카 여행을 간 동안 자기가 키우는 고양이를 돌봐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해미는 아프리카에서 만난 벤(스티븐 연)이라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종수에게 소개한다. 어느 날 벤은 해미와 함께 종수의 집으로 찾아와 자신의 비밀스러운 취미에 대해 고백한다. 그때부터 종수는 무서운 예감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출처 : 네이버영화)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유아인이라는 배우는 아까 언급했듯이 남 눈치 안 보고 소신있는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던 사건이 있었다라는 것을 기억한다. 그 여파로 이 영화 개봉초기에는 최악의 평점테러를 받을 정도로(불매운동이 불 정도로) 타격이 있었는데, 사실 그가 출연한 작품은 이 영화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어떤 스타일이며, 정갈하고 깔끔한 글 솜씨처럼 연기 또한 그러할 것인가? 궁금하기도 했는데, 죽빵을 날리고 싶을 정도로 "종수"라는 캐릭터를 정말 잘 살리고 있다. 작품의 아버지와는 다른 성격으로 우유부단해 보이며 어딘가 맹하게 보이는 그 표정 연기와 몸 연기는 그냥 외모로 승부하는 배우가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스티븐 연이라는 배우 또한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출연 작품을 보게 된 경우인데, 수 많은 위대한 개츠비중에 하나인 "벤"의 연기에서 자연스럽고 묘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종서라는 여배우 또한 두말하면 잔소리. 종수 입장에서 제일 짜증나는 스타일의 여자(딱 해미라는 존재 자체를 보면 알 것이다.)그대로를 보여준다.
밀양에 이어 두 번째인 이창동 감독의 영화. 보고나서는 짜증과 알 수 없는 불편함의 여파로 뒤척이게 만들지만 다음 작품이나 또 다른 작품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으로 찾아보게 만드는 묘한 능력의 소유자. 그나마 다작의 감독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좀 더 쉽게, 그리고 가능한 빨리 그의 작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평점 8점을 줬지만 마음 속에서는 5점도 아깝다라는 생각도 들 정도로 혼란스럽게 하는 영화다. 영화 결말 벤을 죽이고 BURNING하는 종수의 행동은 종수 자체에서 우러나는 복수심이었을까, 아니면 논, 밭에 버려진 주인없는 비닐하우스였던 해미의 복수심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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