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의 한계를 여실하게 보여줘서 아쉽지만 재미는 있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트루스(Truth, 2015)"다. 국내 판매점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8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제임스 밴더빌트
출연배우: 케이트 블란쳇(메리 메이프스역), 로버트 레드포드(댄 래더역), 토퍼 그레이스(마이크 스미스역), 엘리자베스 모스(루시 스콧역)
장르: 전기, 드라마, 역사
아무런 정보없이 영화를 보는 것도 나름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보없이 영화를 보기 때문에 영화에서 놓치는 의미나 장면들이 있는 부작용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쓸데없는 사전 정보없이 영화를 보다보면 선입견이라는 무서운 방해물이 사라져 나는 일부러라도 그렇게 외면할 때도 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사실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한다는 사실도 영화를 보고 알았다. 이런 상황에서 하물며 내용이야 더하지 않겠는가. 어쨌든 단순히 커다란 권력에 맞서 국민들에게 정확한 보도를 하는 기자나 PD에 관한 영화인 줄만 알았는데(사실 영화 내용은 이게 맞다.) 실화라는 사실에서 한 방 맞았고, 그게 2004년 아들 부시의 재선에 관한 내용이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알려진 부시의 치부에 대해서 파헤치는 내용이었다.
뭐 영화를 봐서 정확하게 알게 되었지만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알려진 소식은 한창 베트남전쟁이었을때 파병을 피하기 위하여 집안의 힘을 이용하여 주방위군에서 복무를 하게 하였고 그 조차도 제대로 복무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 또 약물에 빠져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었다. 중간대선에서 이런 소식은 부시에게는 치명적인 사안에 틀림이 없고 이라크 전쟁 및 알카에다에 의한 9.11테러 등 부시에게 실망혀여 등을 돌린 국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을 것이다. 또한 존 케리와 업치락 뒤치락하던 상황에서 최악의 스캔들이었고 마침 존 케리의 베트남 참전시의 업적이 다 허구였다는 양심선언이 뒤따르던 시기라 상당히 민감한 문제였던 것이다.
영화에서는 그런 부시의 스캔들에 대해 제보를 받게 되면서부터 2000년 선거부터 부시를 벼르고 있었던 메리 메이프스에게는 다시 없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2000년 대선부터 부시대통령에 대해서 조사해왔던 그녀에게는 부시가 대통령이 된 것을 바로 잡겠다는 신념이 있었다.) 풍문으로만 들려왔던 군복무에 대한 스캔들과 약물스캔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자료와 증언들이 뒤따르게 되고 CBS방송국에서 최고의 시사프로그램이라는 '60분'을 통해 약간은 부실하게 검증된 취재 결과물을 방영하게 된다.
하지만 그 방송이후로 재선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부시와 그의 지지자들에게 역공을 당하게 되는 데 이건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예를 들어 밤나무가 맞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누군가 논점을 흐리기 위해 나뭇잎이야기를 꺼내들어 "나뭇잎이 아니다. 가지다. 저 사람들이 가지를 보고 나뭇잎이라고 거짓말을 한다"는 식으로 밤나무 여부가 아닌 나뭇잎으로 논점을 이탈시킨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우리가 밤나무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한 것인지 나뭇잎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된건지 모르게 되며 밤나무는 희미해져버린다. 이 영화에서도(현실에서도) 이렇게 공격당한 그들은 결국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못한 점에 사과방송을 하게 되고 해당 취재진과 프로듀서는 해고와 소송을 당하게 된다. 결국 CBS 간판 시사프로그램인 '60분'마져도 폐지되버리고 만다.(사실 이건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있었을 것이다.)
앞서 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한계를 여실하게 보여준다고 말하였는데 그 의미는 실화이기 떄문에 관객들이 원하는 가공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끝까지 보다보면 반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상대방 그들의 힘은 너무나도 강력했으며 이쪽은 미약한 존재라는 것만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만다. 이 점에서 내가 말한 실화바탕 영화의 한계점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궁금하다. 과연 그 복사본 쪽지를 준 두 남녀는 누구였을까?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그 문제에 대해서는 왜 후속취재를 하지 않았을까? 물론 팔다리 다 잘려버리고 목까지 쳐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 이에 대해서도 누군가 밝혀줬으면 한다.
끝으로 CBS에서 또 한 건 터뜨린것 같다. 가장 최근의 사건인 것 같은데 존 베넷 램지라는 소녀의 죽음을 다룬 방송에서 그의 오빠에 대해 심각한 명예훼손(오빠가 죽였다)을 입힌 것에 대한 7억 5천만달러 보상금으로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이게 2019년 소식인데... 아무튼 미국은 역시 화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