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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감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신있게 살아온 날들을 후회없이 돌아볼 수 있을까."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미스터 홈즈(Mr. Holmes, 2015)"다. 국내 판매점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8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정신나간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빌 콘돈

출연배우: 이안 맥켈런(셜록 홈즈), 로라 리니(먼로 부인), 마일로 파커(로저), 해티 모라핸(앤 캘못)


그동안 이상하게도 셜록 홈즈에 관한 영화를 거의 본 적이 없다. 한창 붐을 일으키던 2010년대초중반에도 뭐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 일 수 였고 꼭 찾아서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실 이 영화도 뭔지도 모르고 구입했다. 이안 맥켈런이 나오고 셜록 홈즈에 대한 영화구나. 이 생각 뿐이었고 단순히 콘텐츠존이라는 제작사 때문에 산 제품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는 것을 이 영화로 깨달았다. 물론 제작사들이 허투로 작품 선택하지는 않고 어느 정도 보증이 되는 작품을 출시하는 것도 한 몫이겠지.) 그동안 이 제작사에서 출시한 영화들도 다 괜찮았고 또 디자인이나 구성면에서 여타(극장에서 작품내리면 출시하는 그런 일반적인) 제품보다는 월등히 낫기 때문에 그냥 산다.

 

어쨌든 이번에도 성공이고 셜록 홈즈라는 뛰어난 소재거리를 우리가 흔히 알던 그런 스타일이 아닌 이런 식으로도 만들 수 있고 생각할 거리를 줄 수 있구나. 늙어감에 대한 것. 인간이라면 그 시대나 지금이나 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 들어야할 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영화에서 표현되는 셜록은 어려운 사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결 해 나가는 정렬적인 남자가 아닌 90이 넘은 고령이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자연현상을 이기지 못하는 그냥 노인에 불과하게 표현된다. 그래도 젊었을 적의 뛰어난 능력이 아주 조금이라도 남아 있기에 가끔씩 발휘되는 총명함은 여전하기도 하다. 치매기도 있고 걷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며 보조인이 없다면 하루라도 연명하기가 힘들게 보인다. 그가 얼마남았는지 알 수 없는 시간동안 꼭 기억해 내고 싶었던 마지막 사건이 있는 데, 나이 탓으로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단지 기억할 수 있는 것은 큰 비극이었다는 것과 그 사건으로 인해 은퇴를 결심하게 되었다는 것 뿐이다. 왓슨이 남기고 간 자료는 순전히(다 그를 위해서지만) 영웅으로 포장된 이야기라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의 기억을 되살려 준 것은 일본에서 공수해 온 기억력을 되살리는 약초도 아니고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보여주는 로저 덕분이다. 

 

인간은 어쩔 수없이 늙어가게 된다. 그 늙어감은 누군가는 축복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인간에게 주워진 가장 잔혹한 현실이라고 한다. 글쎄 난 그 늙어감에 대한 생각은 이 영화에서 너무도 현실적으로 늙은 홈즈를 그려서 인가 잔혹한 현실로써만 느껴진다. 외롭고 힘없고 정신적으로도 쇠퇴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그 현실에 대한 마주침은 줄어들기는 커녕 하루 하루 더해 가야한다는 사실이 말이다.(뜬금없는 깨달음 자의적 싱글은 이런걸 다 이겨내고 겪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다면 선택할 게 못 된다)

 

아무튼 잔잔하면서도 좋았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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