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시작해서 어쩔 수 없이 끝까지 봤다만 심각하네 영화.... 감독이 변태임에 틀림없다."
- 이번 영화는 "커넥트(保持通話: Connected, 2008)"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4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열린 결말 정말 싫습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감독: 진목승
출연배우: 고천락(밥 역), 서희원(그레이스 역), 장가휘(야휘 역), 유엽
장르: 액션, 스릴러
오랜만에 홍콩영화(중국영화?)를 보게 되서 은근 기대했던 영화였다. 최근에는 정말 거의 안봤으니까. 가장 최근에 본 것이 이연걸과 성룡이 출연했던 쿵후에 빠직 백인 덕후가 이세계를 여행하게 되는 <포비든 킹덤 -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功夫之王, The Forbidden Kingdom, 2008)>이라는 영화였는데, 그 영화도 사실 오랜만에 보는 홍콩 영화라 기대가 컸는데 정말 실망이었던 영화였다. 평점 5점을 줬던 영화로 생각보다 내 취향이 아니었던 영화였다. 유치하다는 생각이 크게 들던 영화.
아무튼 그 영화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한 영화여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이 영화는 어떨까? 시대물도 아니고 오늘날 홍콩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영화라 지레짐작해으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낼 만한 영화가 아닐까하는 살짝 기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정말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빡이치던 것은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영화를 보기 시작해서 수동적으로 끝까지 봤지 뭔가 기대를 갖고 엔딩크레딧까지 이 영화를 본 것이 아니었다. 설정이야 마음에 들었다. 홀로 딸을 기르는 여인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체 불명의 사람들에게 납치를 당하게 되고 감금 당하던 곳에 우연치않게 고장나버린 전화기가 있다. 그녀는 나름 기계공학(?) 쪽의 지식이 있어 고장난 전화기를 불특정에게 전화를 걸게 끔 수리해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착한 어쩌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바보 같은 인물인 밥에게 연결이 되고 그의 도움을 통해 천신만고 끝에 탈출을 할 수 있게 된다.
여기까지만 하면 어쩌면 그냥 괜찮은 소재의 영화일 수도 있겠다. 참고로 이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와 킴 베이싱어가 출연했던 2004년 영화 <셀룰러(Cellular, 2004)>를 리메이크 한 영화라고 한다. 아무튼 좋은 소재를 너무 억지 상황(억지스럽게 극단적인 상태)을 끊임없이 연출해 보는 이로 하여금(나 뿐) 엄청난 스트레스를 선사해 준다. "밥"이라는 인물은 홀로 아들 하나를 키우기 위해 아들과의 약속을 어쩔 수 없이 뭉개버릴 정도로 바쁘게 돈을 벌러 다닌다. 홀로 아들을 키우기 힘들게 되어 호주에서 살고 있는 누나가 대신 양육을 해주기로 했고, 아들과 어쩌면 마지막 약속을 하게 된 상황이다(출국하는 자기와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 홍콩의 인구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필 아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밥에게 전화가 연결이 된다. 여기까진 뭐 그렇다치자. 어쩔 수 없이 웡(한부모 가장)의 부탁을 들어주는 밥에게 일반인이라면 쉽게 버틸 수 있는 시련이 아닌 엄청난 상황이 그를 괴롭힌다. 정체불명(인터폴 소속의 마약왕 패거리)의 일당을 뒤쫒다 자동차가 완파되며, 온몸이 부서질 정도로 차량 사고를 당한다. 또 한 번 끊기면 웡의 전화가 어디로 갈지 모르니 전화가 끊이지 않게 해야하는데 마침 배터리도 다 닳게 된다.차량용 충전기를 구입하기 위해 겨우 찾은 휴대폰 매장은 또 하필 3층에 위치해 있다. 겨우 찾아 들어가니 이제는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번호표 순서대로 줄을 서라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판매원에게 원하는 제품을 요청하자 어디 제품을 원하냐, 칼라나 캐릭터가 들어가 제품을 원하냐, 등등 긴장된 상황을 억지로 끓어가기 위해 별 웃기지도 않은(나름 코믹한 요소로 넣었겠지만) 상화들을 설정해 놓는다.이런 상황들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공학 디자이너 그레이스는 딸을 학교에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 납치를 당한다. 정체불명의 납치범들은 남동생의 행방을 물으며 딸까지 납치하겠다고 협박한다. 감금된 그녀 앞에 놓여진 부서진 전화기, 버튼도 없이 무작위로 걸리는 전화를 누군가 받길 간절히 바라지만 장난 전화로 오인한 사람들은 무심하게 전화를 끊어버린다.
드디어 마지막 희망인 밥에게 연결 되는 전화. 그 역시 끊으려 하지만 수화기를 통해 들리는 한발의 총성에 이것이 실제상황임을 직감하게 되는데…
- KMDb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또 하나, 저런 억지스럽고 황당한 상황과 자기가 해야할 일(아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내팽개쳐놓고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을 위해서 온 몸이 부서지고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수화기 건너편의 그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밥이라는 캐릭터도 못마땅하다. 뭐 이건 로맨스 스캠의 피해자와 가해자를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무런 의구심과 걱정(아들과 약속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없이 해내는 캐릭터를 어찌 제정신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냔 말이다. 또 개인적으로 악당의 우두머리로 등장하는 캐릭터의 전혀 깊이와 영혼이 느껴지지 않는 빌런 연기는 하.... 내가 이 영화를 왜 보게 되었을까 하는 자책감만 커지기 시작했다. 오른손이고 왼손이고 높이 들어 올려 쌔게 내 머리통을 쳐야할 것만 같은 심정이 들었다.
오랜만에 본 홍콩(중국)영화였다. 근데 너무 실망스러웠다. 아쉽다. 진심.... 옛날 한창 잘나가던 그런 영화는 어디로 간 것일까. 좀 의외인게... 왓챠 평점이나 네이버 영화 평점이 의외로 좋다는 점이다. 내가 이상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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