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영화를 봤다. 샤를리즈 테론 비중이 낮은 게 좀 아쉽지만."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2012)"다.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에 10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강력한 스포일러 포함
그전부터 보려고 벼르고 있었던 영화. 전 시리즈를 다 봤지만 뭔가 개운하지 못한 상태였던 어느날 프리퀄 형식의 에이리언이 제작될 것이고 3부작으로 시리즈를 만들 것이다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던 중에 1편 격인 이 프로메테우스가 개봉하였고 이제서야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역시나 기대만큼 재미있었고 한시도 놓을 수 없는 긴장감 때문에 신경이 온통 곤두서 곧 끊어져 버릴거 같은 밧줄 같은 상태였다. (그동안 이런 영화가 몇 편이나 있었을까.)
처음 에이리언을 접한게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을 맡은 <에이리언 2(Aliens, 1986)>였다. 그 당시 영화를 보고나서 받은 충격은 정말 대단했다. 그러다 1편이 궁금했고 바로 이 영화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Alien, 1979)을 본 나는 이 시리즈를 다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언급한 영화적 재미와 긴장감, 그리고 전(全)편을 꼭 다 봐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하는 건 바로 에이리언의 아버지이자 명감독인 리들리 스콧의 역량이 아닐까? 그는 이 영화를 실수작으로 인정했다고는 하지만(오피셜인지 궁금하다) 나에게는 평점 10점이 아깝지 않은 영화다. 그동안 궁금했던 그 사실, 에이리언이라는 생명체의 기원을 이 영화로서 어느 정도 파악을 할 수 있었던 점도 영화의 재미와 함께 나름 수확이라면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구라는 행성에 그리스 로마 신화의 프로메테우스처럼 창조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불과 문명을 가져다 주었으며, 생존 수단외의 모든 예술과 과학을 준 설계자(엔지니어)들의 피조물인 에이리언. 마치 육성형 시물레이션 게임이라도 하듯이 하나의 행성에 생명의 싹을 틔우고 문명을 발전시키지만 마치 어린아이 변덕(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과도 같은 이유에서 리셋의 순간이 다가오면 피조물을 행성에 풀어 놓는다. 에이리언은 바로 그런 목적에서 만들어진 생명체였다.
그동안 지구의 인간처럼 에이리언의 행성이 있을 것이고 우연치않게 지구인의 우주선에 흘러 들어왔던 것으로만 추측하고 있었는데, 이런 이유에서 만들어진 생명체라는 것이 어쩌면 더 디스토피아적인 느낌을 만들어 줘서 이런 설정 너무 좋았다.
우리를 만들어준 부모를 찾고 싶어하는 순수한 마음(불과 문명을 가져다 준 그 분들을 만나고 싶어하는)과 영생의 방법을 노리고 그들을 찾아나서게 된 프로메테우스호의 사람들은 결국 모진 결과 앞에서 전멸아닌 전멸을 당하게 되고, 언제나 조물주 앞에서의 피조물은 한낱 개미만도 못한 존재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시고니 위버의 리플리와도 같은 힘겹게 살아남은 누미 라파스의 엘리자베스 쇼는 너무 억울하고 궁금하다. 왜 자신들이 창조해 놓고 선 무슨 이유에서 다시 절멸을 시키려하나. 2편인 커버넌트에서 어떻게 등장할지 기대되고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 지 궁금하다. 또, 다시 한 번 느끼지만 로봇의 존재는 '에이리언'만큼 가장 중요한 캐릭터라는 것을 깨닫는다. 로봇이라는 캐릭터 특성상 속을 알 수 없고 무슨 음모를 꾸미는지도 모르는 그런 애매모호함이 이 영화의 긴장감을 배가 시켜주고 있다고 본다.
여러 아쉬움과 설정상 오류 아닌 오류 같은 것들도 많이 있다고들(나에게 있어서 샤를리즈 테론의 비중이 너무 작았던게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이 영화는 최고의 영화 중에 하나다. 최근 들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SF영화를 많이 보게 되었는데, 그 영화들 중에서 단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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