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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결말 마음에 드네. 어쨌든 멍멍이는 진리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소년과 개(A Boy And His Dog, 1975)"이다.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에 9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제목만 보고 영화를 다 봤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영화라고 생각했다. 핵전쟁이든 외계인 침공이든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에 주인공은 홀로 강아지와 함께 살아남아 영원하며 안전한 이상향을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되며 이러 저러한 사건을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끝내 그 천국에 도달하게 된다. 라고 말이다.

 

하지만 영화 그렇게 아름다운 영화가 아니다. 시니컬하며 건조하고 또 무자비하며 블랙코미디 요소를 듬뿍담고 있다. 그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가 매드 맥스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이건 잠시 판단 보류. 아무튼 영화는 진짜 디스토피아를 담고 있으며 결말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로 마무리 되어 마음에 들었다.(사실 난 여자를 선택하겠지. 쓰레기... 였는데,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삽살이와 함께 포만감으로 가득찬 아침을 맞이하는 장면은 상상도 못했다. 여기서 영화가 내 스타일이구나 싶었다.)

 

 

제3차 세계대전 및 전면적인 핵전쟁 이후 지구는 황폐화되어 버렸고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은 동물과도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나마 지하에는 조금 더 안락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도 있지만 그들의 사회는 북쪽의 그 나라와 완벽하리만큼 비슷한 사회여서 지상이나 지하나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지옥과도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인지는 모르지만 자기의 개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주인공은 실재한다고 소문으로만 들었던 지상낙원을 찾아나서지만 쉽지만은 않다(정보가 없으니). 뭐 그 와중에 먹을 것과 섹스를(동물의 기본적인 욕구) 갈구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지상낙원을 찾는 것이다. 그러던 중 지하세계에서 단순히 번식의 목적으로 선택받게 되고 어쩌면 자기 분신과도 같은 개를 버리고(배신하고) 지하세계에 가지만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지상으로 나와 극적으로 죽어가던 자기의 개를 만나게 된다. 

 

문명이 사라진 지상의 세계와 문명을 유지하고 있는 지하의 세계는 똑같은 지옥이다. 지상은 약육강식의 세계이고 지하는 소수의 인간들에게 지배를 당하는(마치 교조적 사이비교처럼) 세계이다. Harlan Ellison의 파멸 이후의 세상을 다룬 중편 소설을 원작으로 이런 디스토피아를 깔끔하고 세련되지는 않지만 나름 코믹하게 다룬편이라 나한테는 나름 괜찮은 영화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배신과 음모로 가득한 인간을 믿을 바에 충성스럽고 인간보다 뛰어난 감각을 지닌 강아지를 믿어라. 이 영화의 주제가 아닐까 한다. 아무튼 영화 러닝타임도 길지 않으니 기회가 되면 꼭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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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악명높은 문제의 이 영화를 보게되었다. 예술을 빙자해 나에게 똥을 먹인건지. 아니면 내가 잘 모르는 건지..."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살로 소돔의 120일(Salo O Le 120 Giornate Di Sodoma, Salo, Or The 120 Days Of Sodom, 1975)"이다. 크라이테리언 콜렉션으로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에 5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한 때 아주 오래전 이야기이지만 만나면 영화 얘기를 자주 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와는 뭐 누구나 아는 영화라든가 가끔은 '이상한' 영화까지 해서 영화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자주 나눴는데, 어느날 이 영화 대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자기가 본 영화 중에 제일 끔찍하고 더럽고 쓰레기 같은 영화였다고.

 

그 친구로부터 이런 영화가 있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굳이 찾아볼 생각은 하지 못한 채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 드디어 이 "똥"같은 영화를 보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나 우리나라에서 소규모 상영회를 진행했을 당시의 상황과는 많이 변한 지금 뭐 더한 장면들이 많은 영화가 많아 그리 큰 충격을 받아 영화를 보기 힘든 정도는 아니었다.(실제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정식 개봉이 아닌 소규모 상영회에서 발생한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로 엄청 충격적이었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식으로 이 영화를 봤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어떤 담론들이 오고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이해하기 쉬운 해설은 파시스트 관료 4명(주교, 판사, 공작, 의장)은 그 당시 이탈리아를 지배하는 권력층이며, 4명의 창녀(마치 이야기꾼들처럼 미친 경험담을 토해 내면(분위기를 만들어주면) 거기에 자극받은 저 4명이 미친놀이의 판을 만들어 주는 역할)는 그 당시 권력자들에게 빌붙어 살던 지식인들이라고 한다. 끝으로 강제로 끌려온 남녀들은 그런 미친 상황에서 피해받는 국민들을 그러니까 나약한 민중들을 상징한다는 해설이다. 이로 파시즘의 모순을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런 식의 틀이라면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도 표현할 수(직설적으로 표현할 수도)있겠지만 왜 하필 그 유명한 마르키 드 사드(Marquis de Sade)의 작품을 통해서였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감독의 영향이 가장 컸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이러 저러한 것들을 찾아보니 파졸리니의 영화들과 그에 대한 글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는 일관된 파격성으로 정치적 문제를 포함해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수차례 감옥에 들락거렸다고 한다. 또 그가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좌우파들에게 언제나 좋은 먹잇감이었으며 이탈리아 사회의 여러 모순을 뿌리깊게 관찰하고 자신만의 시적 리얼리즘이라 명명한 예술방식은 지금도 높게 평가받는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똥을 먹는다는 느낌의 기분 더러움을 느꼈지만 위에도 언급했듯이 이거저거 찾아보다 이 영화의 감독에 대한 호기심과 매력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더러운 건 더러운 거고, 이 영화를 다시 보라고하면 다시 볼 생각은 없다. 다른 작품은 한 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최근 들어 이런 저런 나름 예술영화라고 불리고 문제적인 영화라고 불리는 영화를 보고 느낀점 중에 하나가 뭐라고 표현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고나서의 여운이 좀 길다. 그 여운이 기분 좋은 건 아니고 그렇다고 더러운 것도 아니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사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여운과 인상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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