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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생각없이 봤던 영화. 구입한지 2년 넘은거 같은데, 그동안 영화를 보지도 않았고 어디 숨어 있었는지 몰랐다가 우연히 찾아서 이번에 보게 된 영화다. 사실 이 DVD를 구입하게 된 계기는 특별한게 없었다. 단지 평점이 생각보다 높아서 무슨 영화길래 9점 가까이 받은 영화일까 궁금했었기 때문이다. 개봉 당시 엄청난 광고로 이 영화는 나중에 기회되면 꼭 봐야지. 이랬던 영화도 아니고 아주 오래전이지만 이런 영화가 당시 개봉했는지도 몰랐다.

 

스포있음.

 

어쨌든 영화의 내용은 광고 문구 마냥 '순수를 간직한 당신을 위한 최고의 러브스토리'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용사인 주인공은 날탱이지만 그래도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가끔 편법적으로 용돈을 벌곤 하던 그냥 양아치 느낌을 풍기는 동네 젊은이다. 사건 발생도 편법으로 용돈을 벌고자 하다 우연하게 결핵에 걸린 이뉴잇 소녀를 가족의 부탁을 받고(상아와 거래) 도시의 병원에 데려다 주던 길에 사고가 난다.

 

일반적인 나약한 현대인들 처럼 도시 생활만 하던 주인공은 조난 중에 객기로 달랑 소총 한 정과 지도 하나로 구조 요청을 하러 나서겠다고 이뉴잇 소녀만 남겨두고 떠나지만 결국 고립되게 되고 오히려 이뉴잇 소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관계의 시작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 서먹했지만 그 뒤로 전적으로 '결핵'에 걸린 이뉴잇 소녀의 능력으로 조난자를 돌봐줄 만한 곳을 찾아가면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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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낱 도시의 양아치와도 다를 게 없던 주인공은 점점 자연을 알아가게 되고 이뉴잇 소녀의 순수함에 젖어들어 변하게 된다. 조난 중에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하며 그들은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나서지만 만남 시작부터 결핵을 심하게 앓던 소녀는 곧 죽음이 자신에게 찾아올 것을 느낀다. 결국 소녀는  주인공을 홀로 두고 부족의 신화처럼 달로 떠난다.

 

이뉴잇족의 장례에 대한 풍습은 살아 생전 죽은자의 물품을 시신과 함께 같이 묻어주는데, 사후에서도 그 물건들을 이용해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라진 소녀의 무덤에는 소녀가 그를 위해 옷과 신발을 만들어주던 반짇고리만 쓸쓸하게 남겨지게 된다.

 

결핵에 걸린 소녀를 구하기 위해 비행기를 몰았던 주인공이 결핵에 걸린 소녀로 인해 살아남는 아이러니는 이 영화의 정점이 아닐까 싶다. 거기서 오는 슬픔과 아쉬움 그리고 안타까움이 여운으로 남게 만드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점이 있다. 그리고 툰드라의 그 짧은 여름은 절대 갈 곳이 못된다는 것을 새삼느끼게 한다.(다큐에서도 모기로 휩싸인 순록때를 보고 기겁을 한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모기 때문인데...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 영화를 찍었는지 배우나 스텝이나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마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그 곳에 떨어진다면 하루만에 과다출혈과 간지러움으로 죽지 않을까 싶다.

 

잔잔하지만 너무 괜찮았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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