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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대한 추억이 없어 그런가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힘들다."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로건의 탈출(Logan's Run, 1976)"이다.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에 4점

- "단선적이며 권선징악, 깨부수거나 뭘 파괴하는 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이상한 영화도 봅니다. 감상문 수준의 글이니 혹시라도 읽게 되면 가볍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포함

 

 

정말 특별하지 않게 엉망진창인 영화가 아닌 이상 나에게 먹히는 장르 중에 하나가 이 영화처럼 SF물이다. SF물은 정말 웬만하지 않아서는 기본 7~8점부터 시작하는데 이 영화는 그럴수가 없었다. 그 엉망진창 중에 하나라고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실망이 컷던 영화였다.

 

간혹 아주 어렸을적 영화에 대해서 잘 모르던 시절 어린 마음에 나름 충격과 재미를 선사했던 그런 영화를 나중에 나이가 들고 나서 봤을 때 어렸을적 추억으로 인해 영화가 별로더라도 좋은 인상이 남게 마련이다. 나는 그러나 이 영화에 대한 추억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그런 왜곡은 없다. 혹시 우리나라에서 방영이라도 했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아무튼 어렸을적 봤던 추억의 영화를 꼽는다면 나에게 있어서 처음 생각나는 영화는  <포세이돈 어드벤쳐(The Poseidon Adventure, 1972)>와 <타워링 (The Towering Inferno, 1974)>이 있는데 이 영화는 지금 봐도 괜찮은 영화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렸을적 추억에 왜곡된 평가가 아닌 영화로서 말이다. 어렸을적 추억의 영화로 비교할 만한 영화가 너무 넘사벽의 영화인가.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는 없었지만 사실 이 영화를 보기전에는 기대를 많이 했었다. SF물의 영화이고 디스토피아를 다룬 영화였기 때문이다. 또 새턴어워즈(미국의 SF 및 판타지, 스릴러 장르 등의 영화 및 TV드라마를 대상으로 열리는 시상식)에서 최우수 SF영화상, 최우수 분장상, 최우수 의상상을 받았던 영화였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니 이해 못할 수상이라고 생각한다.

 

최우수 분장상이라니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이 상을 받았는지 잘 모르겠다. BOX라는 캐릭터가 존재한다. 영화상에서 돔(사육장)이라는 곳과 외부 세계(지금의 지구 전체)를 연결하는 통로를 지키는 수문장과도 같은 존재인데 그 괴랄한 모습은 이게 도대체 1970년대의 영화인지, 감독이 의도한건지 도통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운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오히려 1939년작, 오즈의 마법사 양철 나뭇꾼이 낫다.)

 

보일러 연결 배관과도 같은 저 팔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지성도 없고 카리스마도 없는 유일한 '모습'을 지닌 캐릭터가 이 모양이다. 이 장면의 충격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감독이 장난 치나?

인간들이 사육되는 '돔'이라는 곳은 마치 1980년대 신도시 개발을 홍보하는 미니어처 조감도와도 같다. 이건 그나마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배경 음악은 '삐삐뽀뽀삐뽀로로' 무슨 80년대 초반 게임기 배경 음악도 아니고 너무도 거슬렸다. 이 느낌은 마치 예전 우뢰매에서 고도로 발달된 외계 비행물체나 기계에서 나는 딱 그 수준의 음악이었다. 

 

그런데 의문은 이 당시 뿐만 아니라 이 전 시대의 영화에서 아무리 SF물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혹시 감독이 의도한 것인가?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영화의 소재는 좋았다. 진실을 모른채 기계에 의해 사육당하는 인간들은 오로지 쾌락만을 추구하며 배부른 돼지들처럼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은 그런 디스토피아를, 디스토피아의 시스템을 파괴하고 동굴에 갖혀 사는 인간에게 스스로의 의지로 빛을 보게 만들어 준다. 근데 과연 돔에서 거주하던 인간들이 진실로 그것을 원했을까. 또 다른 어쩌면 더 혹독한 현실을 마주해야하는 데 말이다.

 

아무튼 굳이 이 영화를 찾아 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이 영화보다 더 좋은 영화들이 아주 아주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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