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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혼란스럽다. <브루드 (The Brood, 1979)>와 마찬가지로 뭔가 부족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래도 <네이키드 런치 Naked Lunch, 1991)>의 파워가 아직 고갈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은 비디오드롬이다!"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버전의 스캐너스다. 

순전히 감독빨로 보게 된 영화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라는 감독말이다. 그 감독을 알게 된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했던 <플라이 (The Fly, 1986)>라는 영화가 아닌 너무도 우연치 않게 봤던 <네이키드 런치 Naked Lunch, 1991)>라는 영화로 인해서였다. 그 영화를 보고 당시 받았던 충격은 이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록 강렬했고 여파가 컸다. 그러다 찾아보니 플라이 영화의 감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 뒤로 이 감독의 영화는 죄다 봐야겠다는 목표가 생겼고 초반 영화부터 찾아보기 시작했으며 일단 우리나라에서 구입할 수 있는 영화부터 찾아 보았다. 하지만 들어온 영화라 봤자 얼마 되지 않았고 그나마 구할 수 있는 타이틀은 정식이 아닌 것이 태반이었다. 그래서 여차여차 하다가 아마존에서 이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버전을 팔고 있길래 얼릉 덥썩 구입했다가 이제서야 봤다. 

 

지난번에도 이야기했듯이 티스토리에 모든 자료를 백업도 하지 못하고 날려버렸기에 아직 빈약하기 그지 없는 여기에서 또 다시 그 과정들을 밟아야 한다는 게 짜증은 나지만(크로넨버그 영화 몇편을 리뷰했었다.) 이 영화도 웬지 브루드 느낌이 강하게 났다. 엄청난 기대감으로 시작하고 누가봐도 독특한 소재의 영화이기에 은근히 재미와 충격 또한 기대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나서 느껴지는 그 뭔가 허탈한 느낌과 혼란스러움(네이키드 런치와 같은 감독이 맞나?)이 컸다. 브루드가 딱 그랬다.

 

어떻게 보면 X-MEN처럼 돌연변이로 태어나(임산부를 위한 한 제약회사의 약물에 의해) 초능력을 갖게 된 다는 소재 자체가 참 참신했다. 그리고 지금보면 모뎀 수준의 그리고 투박해 보일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방식(컴퓨터로 소통이 가능하대요. 전화가 필요없는 세상이 왔어요. 등등)인 인터넷을 예견한 최초의? 작품이 아닐까. 이런 면에서 사실 크로넨버그 감독이 범상치 않은 인물임에는 틀림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다음 작품인 <비디오드롬 (Videodrome, 1983)도 구입했고 말이다. 지금 배타고 오고 있다.

 

조금은 아쉽지만 확실히 뭔가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과도기적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영화 스타일을 만드는 몇 안 되는 감독 중에 하나이기에 끝까지 지켜보려고 한다.

 

참고로 크라이테리언이라는 회사 참 대단한 회사라는 것을 이 타이틀을 보고 느꼈다. 작품 하나에 정성과 공을 엄청 들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옛 작품도 좀 출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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