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증인(The Last Witness, 1980) 이런 영화가 있었다니 우리나라에
영화의 결말은 진짜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영화가 있었다니..
- 이번 블루레이 타이틀은 "최후의 증인(The Last Witness, 1980)"이다.
-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중 10점
-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편협할 수도 있음
- 주의 스포일러 포함
감독: 이두용
출연배우: 하명중(오병호 역), 정윤희(손지혜 역), 최불암(황바우 역), 현길수(강만호 역)
장르: 드라마
문창경찰서의 오병호 형사(하명중)는 양조장 주인 살인사건을 전담하게 된다. 오 형사는 죽은 양달수(이대근)의 과거와 연루된 인물들은 찾아다니다 황바우(최불암)의 존재를 알게 되고, 빨치산 출신의 강만호와 양달수의 첩으로 술집 여인이 된 손지혜(정윤희)를 만나며 진실에 접근해간다. 6·25 당시 외동딸 손지혜를 데리고 입산한 공비대장 손석진은 죽어가면서 강만호에게 보물 지도를 주며 딸을 부탁한다. 그러나 공비들은 지혜를 윤간하고, 그 과정에서 그녀가 임신했음이 밝혀진다. 강만호는 청년대장 양달수를 통해 자수하려 하지만 토벌전 과정에서 모두 죽고, 강만호, 황바우, 손지혜, 한동주만이 살아남게 된다. 손지혜와 황바우는 부부의 연을 맺고 지리산의 보물을 찾으려 하지만, 양달수의 음모로 인해 황바우는 한동주를 죽였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손지혜는 양달수에게 몸을 맡기고, 양달수는 보물을 판 돈으로 양조장을 시작한다. 수사를 진행해가던 오 형사는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된다. 죽은 줄 알았던 한동주가 살아 있었던 것이다. 결국 양달수 살인사건이 김중엽 변호사의 살해와 같은 건이고, 한동주의 교사로 태영이 행한 결과임이 밝혀진다. 옥살이를 끝낸 황바우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태영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이 자기 죄라며 자살하고, 손지혜도 그를 따른다. 진실을 모두 파헤친 오 형사 역시 20여 년간 지속된 비극의 무게 탓에 자살하고 만다.
KMDb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최근에 우리나라 영화 중 블루레이로 출신된 건 거의 사질 않는다. 이유야 뭐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가 가장 큰 데 사실 최근에 개봉되는 수 많은 영화 중에 그닥 엄청나게 재미가 있거나 볼만하거나 여운이 길게 남는 그런 영화는 거의 전무했으니까... 그러다 외국 영화에서 느꼈던 열거된 그런 감정을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일까. 분명 우리나라 영화 중에 그 어떤 영화보다 더 잘난 영화가 있을 텐데라는 의문감이 들었고 해외 영화에서만 그런 감동을 느낀다는 현실이 너무도 아쉽고 우울했다.
특히 일본. 1940~70년대 그 나라의 영화를 보면서 항상 화가났던게 일제강점기나 전후라는 상황으로 40~60년대는 그렇다 치자. 70년대 우리나라 영화는 왜 죄다 신파, 멜로 영화밖에 없는 것인가라며(사실 잘 찾아보지도 않았으면서) 그 나라를 부러워하기도 했는데 이제 보니 그 이유는 내 문제가 가장 컸다는 것과 정치적인 상황으로 억눌릴 수밖없었던 우리나라 제작환경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내 문제인데 단순히 단정짓고 찾아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The Housemaid, 下女, 1960)>를 보고나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좀 공신력이 있는 협회나 기관에서 선정한 영화 중심으로 찾아보자라고... 그러다 <한국영상자료원(KOREA FILM ARCHIVE)>를 알게 되었고 그 기관을 중심으로 문제작이나 걸작 등을 4K, 블루레이급 화질로 복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으며 유투브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또한 블루레이 타이틀로 발매까지도 말이다. 이 영화도 그런 영화 중에 하나였고 블루레이로 구입하게 되었다. 이전의 <고래사냥(Whale Hunting, 1984)>도 마찬가지였다.
2023.05.21 - [영화/4K, 블루레이] - 고래사냥(Whale Hunting, 1984) 블루레이
아래는 현재 유투브에서 볼 수 있는 링크다.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로 연결된다.
이 영화는 영화로써 아픔이 큰 영화였다. 본편이 원래 154분이었지만 당시 문교부의 검열로 50여분이 삭제된 채 개봉되었고 그마저도 극장에 단 일주일만 걸렸다가 내렸다고 한다. 권력의 서슬퍼런 감시와 족쇄로 어쩌면 이 영화는 반병신인 채로 잊혀지고 말 영화였을뻔 했다는 게 참 안타깝다. 앞서 이 시대에 우리나라의 영화 산업이 편중된 장르만 양산하였을까 싶다가도 이런 상황이 비일비재 했다면 누구라도 쉬운 선택을 했을거라는게 당연지사라고 생각된다. 어쨌든 이 영화는 우리나라 추리소설계의 대가라고 하는 김성종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이분이 여명의 눈동자 원작자시다.) 지방 한 양조장 사장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 사건을 수사하게 되면서 사건 이면에 숨겨진 가슴아픈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는 우수에 깃들여 보이며 항상 담배를 피우며 등장하는 오병호(하명중)라는 형사(하명중)인데 뭔가 모를 매력이 느껴지는 캐릭터다. 필력이 딸리는 본인으로써는 그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이건 영화를 봐야 확실하게 오병호라는 캐릭터를 알 수 있다.
영화는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라 스릴러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래서 그런지 지루함을 느낄수가 없다. 간혹 피식하는 장면들도 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영화와는 별개로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는 당시의 생활사와 사회분위기, 풍경과 건축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사소한 소품들(예를 들어 식당 간판, 메뉴판, 팔고 있는 술 등) 조차도 뭔가 아련함이 느껴지면서 재미있다. 어쨌든 영화의 결말은 다소 충격적일 수도 있다. 사실 이렇게 영화가 마무리될지는 전혀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더 여운이 남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영화를 좋아한다는 사람들과 한떄 나처럼 우리나라 영화에 대한 약간 뒤틀린 선입견이 있던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다. 그럼 뭔가 달라진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접근도 쉽다. 유투브를 통해서도 무료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앞으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꾸준하게 좋은 영화를 발굴해서 이렇게 소개해줬으면 좋겠다. 지금의 영화가 하루 아침에 뚝딱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과거에 이런 영화가 있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려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도 크라이테리언이 있는 것도 좋지 않은가. 난 무리가 되더라도 소장할 생각이다.